이웃간 소통 부재로 단절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 남구자원봉사센터가 주민들의 협력 관계를 구축, 소통을 주제로 봉사의 가치를 재정립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단순히 나누는 것이 아닌 재난 예방과 환경 정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봉사를 활용하면서 지역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주민들의 참여를 자연스레 유도했고, 남구 자원봉사자 수도 크게 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00년 개소한 남구자원봉사센터의 주요 활동과 성과 등에 대해 알아본다.

남구자원봉사센터 봉사자들이 ‘참! 좋은 사랑의 밥차’에서 어르신들에게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남구자원봉사센터 제공

●구민 절반이 봉사자…봉사 문화 확립

지난 2000년 개소한 광주남구자원봉사센터는 학교·기업·단체·시설·기관 등과의 공조 협력을 통해 자원봉사가 필요한 곳을 직접 발굴하고 있다. 센터는 지역민에게 봉사가 ‘일상화’되는 것을 목표로 두면서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데 노력했다.

가장 큰 변화는 봉사의 활동 범위 확대다. 센터는 다양한 기관·주민과의 협력으로 봉사의 가치를 공유, 지속가능한 사회적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봉사가 단순히 나누고 도와주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서로에게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로 지난해 5월에는 남구민 20만여명 중 9만2,965명(44%)이 자발적으로 자원봉사자로 등록했다. 이들은 안전 예방과 환경, 생활편의 지원, 교통,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월산4동 자원봉사캠프 봉사자들이 ‘3-3 자원순환마을 프로젝트’를 실시해 분리수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남구자원봉사센터 제공

●취약계층 소통의 장 마련

센터의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참! 좋은 사랑의 밥차 △남구 통합자원봉사지원단 △자원봉사캠프 △3-3자원순환마을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매주 목요일 500여명의 이웃들의 끼니를 챙기는 ‘참! 좋은사랑의 밥차’는 손수제작한 도시락과 자장면을 어르신들에 대접하고 있다.

지금은 소통의 장으로도 자리매김한 이 봉사는 센터 관계자들도 직접 참여해 취약계층의 어려움과 만족도를 일일이 확인한다. 현장에 나오지 못한 어르신들에겐 봉사자들이 직접 고른 재료로 제작한 도시락을 배달한다.

남구의 12개 기관·단체들이 모여 재난 대응 체계를 구축한 남구 통합자원봉사지원단도 모범사례로 꼽힌다. 지원단은 재난 상황 발생시 업무의 효율을 위해 사전에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업무분담 등을 교육한다. 지원단은 봉사자들이 하나된 공동체로 자연재해와 사회재난을 신속하게 예방·대비하기 위해 구성됐다. 이같은 노력으로 남구자원봉사센터는 전국 최초로 3년 연속(2021~2023년) 재난 대응 우수센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자원봉사의 생활화를 위해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거점을 마련한 자원봉사캠프도 만족도가 높다. 자원봉사캠프는 봉사 업무 편의를 돕기 위해 남구 17개 동과 2개 대학 등 19개에 설치됐다. 캠프에서는 올해 총 98개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캠프에서 운영한 프로그램 횟수는 1,711회에 달하며, 1만 2,599명이 참여했다. 특히 올바른 자원순환을 위해 주민들이 해결책을 모색하는 ‘3-3 자원순환마을 프로젝트’도 친환경 정책에 발돋움하고 있다.

월산4동 자원봉사캠프 봉사자들이 ‘3-3 자원순환마을 프로젝트’를 실시해 분리수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남구자원봉사센터 제공

●해외 봉사·세계대회 등 굵직한 봉사 눈길

남구자원봉사센터는 남구를 비롯한 광주지역에서 열린 대형 행사 등에서 굵직한 업무를 담당해왔다. 센터는 지난 2013년 첫 해외자원봉사프로그램에 ‘필리핀 만다나오섬 다바오지역 문화활동’과 ‘베트남 호치민시 홀몸 어르신 집수리 활동’ 등을 기획했다. 2015년부터는 광주시교육청 공모사업으로 청소년 20명과 함께 태국 치앙라이 고아원 담장 세워주기와 안과진료 등도 펼쳤다. 특히 치앙마이에서는 현지 아이들을 위해 기숙사 화장실과 샤워장을 건축해줬고,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등 체계적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지난 2019년까지 7년에 거쳐 진행했던 해외봉사활동은 코로나19 전파 등으로 중단됐다.

센터는 광주는 물론이고 국내에서 열린 굵직한 국제 대회를 위해 자원봉사자들을 직접 조직·관리했다. 2015년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 대회, 2022년 현대 양궁 월드컵대회 등에서 센터가 뽑은 봉사자들이 성공적인 대회 마무리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약을 펼쳤다.

남구자원봉사센터 봉사자들이 태국 치앙마이의 한 학교를 방문해 한국문화를 교류하고 있다,/남구자원봉사센터 제공

지역의 재난 발생시 구호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15년 2월 남구 봉선동 대화아파트 옹벽 붕괴 당시 봉사자들은 곧바로 현장을 찾아 응급 복구 활동을 실시했다. 이들은 자체구호반을 편성했고, 남구 내 마련된 임시 주거시설로 안내하거나 응급·취사 구호물자를 분류·운송·배분하는 등 이재민구호반 임무를 재난 상황 종료시까지 수행했다. 2018년 8월 기습적인 폭우로 백운광장 일대가 잠겼을 때에도 센터는 긴급구호봉사단을 모집해 묵묵히 피해복구 활동을 펼쳤다.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된 시기에도 마찬가지였다. 봉사자들은 자발적으로 무거운 방역통을 매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이들은 방역활동 뿐만 아니라 직접 돌아다니면서 식사에 어려움을 겪은 소외계층 1,500여명에게 식료품이 담긴 ‘안녕 꾸러미’를 전달했다.

지역 대학과 연계한 학과별 맞춤형 자원봉사도 실시했다. 맞춤형 자원봉사에선 의료관련 학과의 대학생 자원봉사자 배치로 보건소에서도 원할한 접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러한 코로나19 대응 활동으로 지난 2021년도엔 예방접종지원 자원봉사활동 우수센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남구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는 자원봉사가 무엇인가 고민하고, 고민이 실천으로 연결돼 공공의 이익으로 돌아오는 봉사를 실천하겠다”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자원봉사 발전을 위해 애쓰는 봉사자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봉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