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민선 8기 핵심사업으로 치켜든 인공지능(AI) 중심도시 구상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광주시가 내년으로 다가온 AI 2단계 사업 추진에 맞춰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기업·투자 유치 등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정부 예산 확보, 투자 실현, 설비 위주 사업 편중 등 풀어야 할 난제가 적잖은 실정이다.

20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현재 총사업비 9,000억원 규모인 AI 2단계 사업의 키를 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광주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를 토대로 예타 신청보다는 예타 면제가 사업 추진은 물론 안정성·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공지능 2단계 사업은 현재 과기부와 기재부가 총사업비를 조율하고 있고, 관건인 예타 면제는 두 부처의 협의가 끝나면 차관회의를 거쳐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예타 면제는 지난 9월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 토론회에서 ‘적극 검토하겠다’ 고 밝히면서 긍정적인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광주시는 이에 맞춰 투자펀드, 기업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는 등 AI 산업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공지능 1차 투자펀드는 광주지역 14개 인공지능 기업에 218억원이, 2차 펀드도 4개 기업에 37억원이 투자됐다.

인공지능 기업들의 광주행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민선 8기 들어 80개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이중 37곳이 관내에 사무실을 개소했다.

지난 9월 세계 최대 규모의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사와 가장 높은 수준의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협력사인 ㈜에이직랜드의 광주행이 대표적이다.

반면, 협약기업의 투자 실현을 비롯, 국비 확보, 유치 기업 관리 등은 인공지능 중심도시 실현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당장 지난 2021년 협약을 체결한 AI 국가데이터센터 운영사인 NHN의 투자 실현은 최우선 해결과제로 꼽힌다.

NHN은 현재까지 기회발전특구 1,200억원, IT 800억원, 부대설비 310억원, IT 자산유치 170억원, R&D 10억원, 아카데미 20억원, AI 페스티벌 4억원, 지역 채용 7억원 등 총 2,531억원을 투자했다. 다만, NHN의 투자액은 시설 설비, 보수비에 편중돼 R&D, 인재채용 분야 투자는 극히 미미한 상황이다.

실제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되기 위해 추가 투입된 1,200억원은 AI가속기 SW 구매, GPU 서버고도화, AI 연구센터 설립 등 시설·설비 보강에 초점이 맞춰졌다. 당초 NHN이 약속한 R&D, 아카데미, IT 자산유지 분야 1,790억원 중 실제 투자액은 210억원에 그쳐 협약이 제대로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예산 배정의 법적 근거가 되는 예타 면제와 연동돼 있는 국비 확보도 녹록치 않은 형편이다.

광주시가 요청한 내년 2단계 사업비 721억원은 현재 정부 예산안에서 제외된 상태다.

광주시의회 박수기 의원(광산5)은 “민선 8기 광주시가 각종 인공지능 기업과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종사자수, 매출 등 사업 성과를 뒷받침할 자료가 명확하지 않아 제대로된 분석과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각 분야별 사업 추진을 재점검해 AI 집적단지 1단계 사업을 차질없이 마무리하고 2단계 사업을 위한 긴밀한 협력체계를 가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NHN은 향후 기회발전특구 내 투자, IT 인프라, 직원 등에 1,8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으로, 협약 내용을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며 “각 분야별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해 AI 집적단지 1단계 사업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고, 2단계 사업 예타 면제가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