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하상용 제4대 (재)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이 연임했다. 이전 재임동안 하 센터장은 ‘창업성공률이 높은 광주’라는 비전 아래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 간의 네트워크 및 커뮤니티 형성에 적극 노력했다. 호남권 최초 TIPS운영사 선정을 통해 지역투자생태계 필요성에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고 올해 완공 예정인 빛고을창업스테이션 관리기관에 선정되는 등 굵직한 신규 사업을 수주했다. 그는 앞으로 2년간 지역 기반 아기유니콘 육성을 위한 스케일업 및 글로벌 진출 확대, 대기업 오픈이노베이션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 센터장을 만나 지난 성과와 추후 지역 창업·투자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방안·목표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를 소개해달라.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 경제 발전에 부응하고자 지역 내 창업 및 투자 생태계를 조성하고 오픈 이노베이션 체계를 구축, 창업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공공액셀러레이터다. 창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인 아이디어 발굴부터 창업자금, 멘토링과 교육 등을 지원함으로써 창업초기의 실패율을 낮추고, 공공액셀러레이터로 지역 유망스타트업에게 직접투자하며 데스밸리를 극복할 수 있는 기업의 기틀을 견고히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지역 내 유관기관 및 지역 선배창업기업과의 협업체계를 구축해 창업기업의 입장에서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기획·운영중이다.



-제4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으로 연임하게 된 소감은.

△지난 3년 임기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지역 스타트업도 센터도 성장을 목표로 더 큰 도전을 해야할 때라고 생각해 그 속에서 분명한 역할이 있을 것이라 본다. 시즌1 때는‘창업성공률이 높은 광주’를 만들기 위한 기초작업, 즉 유망창업자들을 발굴해 초기투자까지 진행하는 과정을 완성했다. 시즌2에는 이렇게 발굴된 기업들이 지역을 대표하는 앵커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자 한다.

우리지역의 기존 제조업체들은 급격하게 산업환경이 바뀌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어려운 현실이기 때문에 창업기업들의 성장을 통해 앵커기업을 만들어 가는 것이 느리지만 가장 빠른 길일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고 우리가 창업성공률이 높은 광주를 외치는 이유다.



-지난 임기동안 성과를 손꼽자면

△가장 큰 성과는 팁스(TIPS) 운영사로 선정된 것이다. TIPS프로그램에 선정된 기업은 90%에 달하는 생존율을 기록하며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을 인정받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TIPS프로그램 선정은 자금난 등으로 인해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현상을 방지하고 지역 기반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데 높은 기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센터는 지난 2021년도 1개사 추천을 시작으로 총 10개사를 추천했고, 현재까지 선정률은 100%에 달한다.

또한 최근 센터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진행하는 창업 BuS프로그램 운영기관으로 선정돼 AI(인공지능), 바이오 등 지역 딥테크 스타트업의 시드 투자부터 후속 투자연계를 지원한다. 기술지원 액셀러레이팅을 1:1 전담 코디네이터 형태로 운영해 고성장 가능성을 가진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고자 한다.

센터는 초기스타트업의 역량강화를 위해 R&D 분야 뿐만 아니라 비R&D 영역에서 사업화, 투자 등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창업성장기술개발 디딤돌 첫걸음 사업을 지난 2년간 수행했다. 올해 공모사업으로 변경됨에 따라 새롭게 절차를 진행해 선발됐고 약 150억에 예산을 확보했다



-이번 연임으로 지난 임기 내 해결하지 못한 과제나 사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됐는데.

△지난 3년간 창업성장 기반을 다지고, 투자재원 확보 및 연계투자 방안 마련에 집중했다, 이제는 함께 성장한 기업이 새로운 시장으로 나가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고 다양한 환경의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 생각한다.

오픈이노베이션이나 글로벌 PoC, 실증과 관련된 지원분야를 확장하고, 초격차·딥테크 분야의 기술력과 성장가능성이 높은 산업군에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집중하고자 한다.

때마침 광주시가 건립하는 광주역 창업밸리 내 가장 먼저 오픈하는 빛고을 창업스테이션을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영하게 됐다. 광주창업생태계가 스케일업 확산에 분기점을 만들어 낼 것이다.

광주는 지난 시간 창업을 하기 위한 여건은 적절하게 마련됐다. 이제는 발굴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으로 개선하고 꼭 국내에 한계 된 시장이 아닌 제 아이템이 소비될 수 있는 곳이 시장이 되는 것처럼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



-4대 임기 동안 역점 추진할 사업이 있다면.

△앞으로 센터는 스케일업과 글로벌 진출, 오픈이노베이션에 집중한다. 지난 3년간 광주시의 아기유니콘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창업 및 투자 영역에서 최선을 다했다.

창업거점기관으로써 센터의 역할을 정립하면서 1년 전부터는 꾸준히 스케일업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최근 유니콘 기업 육성을 위해 지자체와 정부에서도 글로벌 진출과 오픈이노베이션, 스케일업을 중요성을 거듭하고 있어 센터 또한 지역 거점 혁신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초격차, 딥테크 분야 기술기반 창업기업을 집중 육성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R&D 성과(기술·지식·정보)를 수요기업에 이전하고 스타트업 보유기술이 고도화할 수 있도록 연구 협력을 지원하는 등 개방형 혁신 플랫폼을 확대시킬 예정이다. 또한 지역 내 대학원 유학생의 참여를 유도하여 타겟 국가 현지 법인 설립 및 글로벌 PoC, 투자유치 등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을 지원할 구상이다.



-현재 지역 창업과 투자 생태계의 문제점을 제기하자면.

△광주 지역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스타트업 생존율은 다소 낮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스타트업의 생존 주기’에서 알 수 있다시피 창업 초기에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완성도보다 시장검증을 위한 시제품이나 베타 서비스를 출시하는 기간으로 매출이 일어날 수 없어 ‘데스밸리’라고 하는 죽음의 계곡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한 시장에 바로 진입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완성되더라도 시장 규모가 기업의 손익을 따져봤을 때 운영할 정도로 크지 않아 손익분기를 넘어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는 등 기업 운영을 위한 운영 자금이 필요한데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한 자금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지역의 스타트업 생존율은 더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결할 방안이 있을까.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지역 스타트업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금까지 창업 활성화를 통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일반화에 따라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새로운 기업, 즉 스타트업을 만들어 내는 창업지원사업을 중점으로 시행해 왔다.

그러나 실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은 창업기업의 ‘성장’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제수준(GDP)이 높은 국가들은 자영업자, 스타트업, 소기업의 비중이 낮은 반면 실업률이 높은 국가에서는 창업 활동이 활발한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새로운 기업’에서 ‘새로운 성장’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 창업 활성화는 어느 정도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으며 스타트업을 스케일업해 성장시키는 지원정책을 펼치고 지역에서 성공사례를 만들어 지역의 스타트업도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광주시와 다른 창업 유관기관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센터는 ‘원팀’을 이야기한다. 지역의 창업자가 발굴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센터의 역할 뿐 아니라 지자체의 관심과 창업 유관기관, 지역 기업의 참여가 절실하다.

또한 우리 지역에서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창업팀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창업생태계가 조성돼, 그동안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지역의 우수 창업기업들의 유출을 방지하고 지역에 뿌리를 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광주센터는 광주센터다’가 아닌 지역발전에 이바지하고픈 구성원으로써 여타 기관들과의 협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지역민과 예비 창업자에게 한 말씀.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것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며 곧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 요소다. 정부는 전국적으로 창업지원 및 기업육성 제도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창업생태계의 확산은 생각과는 다르게 수도권 밀집되고 정체된 상태다.

지역의 창업자는 우수한 기술로 성장하려는 단계에 다다르면 투자역량이 미흡한 지역이라는 한계에 성장이 저해되고, 그것이 곧 수도권역으로 사업의 뿌리가 옮겨지는 경우로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더 이상 지역이라는 한계의 문제점이 아니다.

민간의 역할과 공공의 역할은 엄연히 구분돼 있다. 일회성으로 종료되는 사업이 아니라 사업을 시작하는 것부터 졸업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각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할 수 있는 역량과 체계가 필요하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그 체계를 준비하고 있는 곳이다.

앞으로도 광주지역의 창업·투자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관-대기업-대학-기업의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창업성공률이 높은 광주를 선도하는 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약력

△벤쳐케피탈 한국투자파트너스 투자심사역 △㈜빅마트 대표이사 △(사)창업지원네트워크 이사장 △전국창조경제혁신센터협의회 협의회장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 및 대표펀드매니저

사진=김태규·글=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