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전남경찰청을 상대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찰관들의 공직기강 해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박대성 살인사건 보고서 유출에 이어 승진 청탁 뇌물수수 등에 이르기까지 준법정신을 망각한 경찰관들의 비위·일탈 행위에 대한 강한 질타가 쏟아졌다.

이날 오후 전남경찰청에 열린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광희 의원은 “이른바 ‘순천 박대성 사건’의 수사자료가 인터넷에 유출됐다”며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주의를 당부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도 “전남경찰청에서 말도 안되는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면서 “박대성 사건 보고서 유출은 전남경찰청의 보안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나주경찰서에서 발생한 불법체류 외국인 피의자 도주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허술한 관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동만 의원은 “경찰서 정문에서 도주한 피의자가 10시간 만에 붙잡혔다”며 “그 시간 동안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할 위험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이달의 의원은 완도경찰서 소속 경찰관 압수물 절도 사건과 관련해 “경찰관이 압수물인 현금 3,541만원을 절취했는데, 압수물 보관과 점검이 얼마나 허술했는지 4년간 아무도 몰랐다”고 추궁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전남경찰청 소속 전현직 경찰관 다수가 구속된 ‘승진 인사 뇌물수수’ 사건도 쟁점화됐다.

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이 ‘피고인은 관행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하더라. 전남경찰청장은 국민과 도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은 “연말 인사 시기가 다가온다. 재발하지 않도록 공정한 인사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지역 특성을 반영한 치안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신정훈 위원장은 “지역구가 전남 나주와 화순 등 농어촌이다 보니 치안 공백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전화를 많이 받는다”며 “지구대·파출소 단위 인력보강 등 치안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동만 의원은 “전남경찰청이 도서 지역 출동 시간 현황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다”며 “이는 섬에서 경찰에 도움을 청했을 때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치안 상황 모니터링이 안 된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모상묘 전남경찰청장은 “완도의 경우 군청과 조례를 만들고 민간 선박을 지원받아 ‘112한달음선’을 운영하고 있다”며 “운영실태를 보니 빠르면 출동에 20분 정도 소요된다. 예산 부족 문제가 있지만 확대하겠다”고 답변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비례) 의원은 지난해 7월 순천에서 발생한 발달장애인 성폭행 사건을 수사 원칙을 어긴 총체적인 위법 사례라고 지적했다.

용혜인 의원은 “발달장애인 성폭력 사건의 수사 원칙은 사전 통보와 의무적인 영상녹화”라며 “면담 당일 수사관 2명이 집에 찾아간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뢰 관계 형성이 어려웠고 영상녹화도 없었다”며 “경찰은 피해자가 이후 말을 바꿨다는 이유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았다. 말이 안 되는 결정이었다”고 질타했다.

또 “장흥에서 마을 사람 13명이 발달장애인을 성폭행한 사건도 경찰은 피해자가 딸기우유를 받았다는 이유로 ‘성매매’라고 판단했다. 충격적인 결과”라고 비판했다.

용 의원은 “장흥 사건은 방송사 시사 보도 프로그램이 다룬 이후 전면 재조사가 이뤄져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장흥 수사 담당자를 문책하고 순천도 직권 재조사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모 청장은 “세밀히 검토하겠다. 피해자 인권 보호에 더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