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광주경찰청을 상대로 진행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승진 청탁·음주운전 등 경찰 기강해이와 수사 부서 기피, 테이저건 등 장비 노후화, 체감안전도 전국 최하위권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또한 광주 뺑소니 사망사고의 철저한 수사와 함께 한국시리즈 암표 단속을 당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오후 광주경찰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사건 브로커’ 인사 비리를 계기로 경찰 승진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위성곤 의원은 “경감으로 승진하기 위해 브로커에게 1,000만원을 줬다는 혐의로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며 “우스갯소리로 무궁화 한 개에 1,000만원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인사위원회는 전부 경찰 내부 인원으로 구성돼 있어 당연히 로비가 통하는 시스템이다. 앞으로 심사 승진 비율이 늘어날 예정이어서 심사의 공정성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사위원장과 인사위원 절반 이상을 외부인으로 구성하는 지자체의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하고, 내부 고발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박성주 광주경찰청장은 “광주 시민뿐만 아니라 모든 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다시는 그런 흑역사를 반복하지 않도록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시스템에 의한 인사를 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광주에서 발생한 마세라티 뺑소니 사망사고의 수사 상황을 묻는 질의도 이어졌다.

신정훈 위원장은 “사이버 도박 범죄 정황이 포착됐는데 그가 대포차량과 대포폰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여러 가지 범죄 전력이라든가 조직적 관련성 등 부분을 철저히 수사해 마무리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살인미수 피의자가 테이저건에 맞고 숨진 사건에서 경찰이 사용 연한이 지난 테이저건을 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테이저건에 맞고 사망한 피의자에게 사용된 테이저건은 2010년 생산된 것이다”며 “사용 연한을 3년 9개월 초과한 장비를 사용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비가 노후한 것이 사망을 유발했는지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용 기간이 지난 제품은 안전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으냐”며 “테이저건이 필요한 상황에서 사용하지 못하면 국민 안전과 경찰의 안전까지 해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광주지역 치안 안전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은 “지난해 광주경찰청 체감안전도는 전국 18개 시·도 경찰청 중 16위에 그쳐 최하위권 수준”이라며 “지역에 맞는 치안정책을 발굴해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지역 교통 체감안전 지수가 55.25점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며 “특정 지역에서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률이 많다. 과태료 부과가 능사가 아니고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피력했다.

민주당 양부남 의원은 “음주운전을 단속하는 경찰관이 음주운전을 해서야 되겠냐”며 경찰관들의 공직 기강 해이를 질타했고,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데이트 폭력 등 관계성 범죄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피해자 보호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수사 부서 기피 현상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마련하라는 주문이 나왔다.

민주당 채현일 의원은 “경찰관들이 수사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정원 대비 66명이 부족한 상태인데 대책은 있느냐”고 지적했다.

배준영 의원도 “수사 부서별 사건 접수 건수가 계속 늘어나며 업무 과중 문제가 심각하다. 인원으로 감당이 될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민주당 채현일 의원은 “암표 거래 집중 단속기간에도 불구하고 티켓이 정가의 10배로 판매돼 야구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암표 단속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청장은 “암표 매매 행위가 성행해 지역 주민들의 걱정이 많다”며 “현재 65건 정도 취합해 수사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암표 판매상을 검거하기도 했다. 광주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기간 온·오프라인 단속과 안전사고, 질서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마세라티 뺑소니 사망사고와 관련해선 “조직폭력배 출신 여부 등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청장은 이어 “치안 만족도가 낮은 구체적인 원인을 잘 분석하고 타 시·도 사례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 획기적으로 치안 만족도를 올리겠다”며 “수사 기피, 업무 과중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하기 위해 수사업무 효율화 대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