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대 광주시의회가 후반기 의장단 원구성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돌입했다.

광주시의회 개원 34년만에 최초 여성 의장으로 선출된 신수정 의장은 후반기 의회 키워드로 공감·실력·신뢰·용기를 꼽았다.

시민의 눈높이에서 형식을 따지지 않고 직접 소통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신 의장으로부터 향후 의회 운영 방향에 대해 들어본다.



-광주시의회 역사상 첫 여성 의장으로 선출된 소감은.

△ 광주시의회 개원 이래 최초 여성 의장에 당선시켜준 동료 의원들과 142만 시민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서울과 부산, 세종을 비롯한 지방의회에서 여성 의장이 배출되고 있다. 여성 의장 배출은 지역사회와 정치권에 작지만 담대한 변화를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초, 처음이 갖는 상징성과 책임감, 기대감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구의원 3선, 시의원 재선 등 20년 가까운 풀뿌리 지방 정치 경험에 여성만의 높은 공감 능력과 포용력을 더해 시민을 위한 정치를 펼치겠다.



-후반기 의회 운영 방향은.

△9대 후반기 의회 키워드로 공감, 실력, 신뢰, 용기를 꼽았다.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의정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원 개개인의 공약 이행이 시민 공감의 출발 아닌가 생각한다. ‘의정공약지원단’을 만들어 의원·분야별 공약 이행 상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려고 한다.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도 넓히겠다. 여건이 된다면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하는 의정 콘서트를 만들고 싶다. 정책 컨퍼런스나 시민 주권의 날 같은 시민 참여 행사도 생각하고 있다. 의원들이 지역민들에게 직접 의정 성과를 설명하고 민심을 듣는 기회가 되리라 본다. 두 번째는 실력이다. 후반기에는 지원 체계를 강화하려고 한다. 지난달 부터 의회에서 조례 사후 평가를 시작했다. 조례 취지에 맞게 잘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해 결과를 의정 활동에 반영하겠다. 세 번째는 신뢰다. 시민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시민 눈높이에 맞는 투명하고 청렴한 의회를 약속드린다. 마지막은 용기있는 의회다. 진정한 용기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조정하고 화합하는 것이다. 민주적 의회 문화가 정착되도록 조직과 제도를 정비하겠다.



-민선 8기 전반기 2년 광주시정을 평가한다면.

△민선 8기 임기가 절반이 남은 만큼 평가를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정책에 따라 성급한 판단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조심스럽지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눠 보면 먼저 시정 성과 측면이다. 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도시 기반을 세우고자 노력하고 있는 부분과 세부 사업별 토대를 닦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대급 세수 부족, 예산난 등으로 국비를 반납하거나 급하게 추진되는 사업들도 있었다.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 도시철도 2호선 공사 등 상대적으로 큰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들이 명확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도 아쉽다. 두 번째는 시정을 운영하는 절차적 측면이다. 집행부와 입법부는 태생적으로 대립하기 때문에 갈등은 당연하다. 이를 감안해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아시안게임 공동유치 관련 용역, 도시계획위원회 회의공개 관련 조례 개정 절차, 2022년 추경 도로예산 불수용과 트램 용역 예산 삭감 등과 관련해 집행부와 시의회가 갈등을 빚었다.

시의회는 시정 운영의 동반자다. 사전에 충분히 대화하고 타협해서 남은 2년 함께 성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광주시의회 상반기 유의미한 성과는.

△전반기에는 의원들의 열정과 전문성이 정말 돋보인 시기였다.‘공부하는 의회’가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의원들은 개원 초기부터 연구모임을 만들어 꾸준히 학습하면서 개선할 점이 보이면 과감히 행동했다. 2038아시안게임 연구용역 부실을 밝혀내 시정토록 했고, 최종 용역이 끝나지 않은 채 입법예고한 공공기관 통폐합 문제도 지적해 꼼꼼히 따졌다.

매년 1,000억원 넘는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주먹구구식 운영에 대해 최초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광주시는 종합감사를 통해 34건의 규정 위반을 밝혀냈고 82억원이 재정조치 됐다. 국가적인 돌봄 표준 모델로 자리잡고 있는광주다움 통합돌봄은 우리 의회가 제정한 광주시 통합돌봄 조례가 그 시작이었다. 후반기에도 협치할 때는 하고, 지적할 때는 지적하면서 균형 잡힌 의회 운영을 이어가겠다.



-쓰레기 소각장 건립, 군공항 이전 등 주요 현안에 대한 해법은.

△현재 광주시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는 지하철 2호선, 쓰레기소각장, 군공항 이전 등이 꼽힌다.

먼저 지하철 2호선 사업은 집행부에만 맡기지 않고 시정 운영의 동반자로서 함께 논의하고 꼼꼼히 살피며 해법을 찾아 나갈 것이다.

2030년 생활 쓰레기 직매립 금지 조치에 대비해 추진되고 있는 쓰레기 소각장은 2차 공모까지 진행했지만 후보지를 결정하지 못했다.

30여년 전만 해도 혐오시설의 대명사였던 소각장은 기술의 발달로 몰라보게 달라졌다.

광주시에서는 기술적인 자신감 때문에 지역 민심을 살피는 데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5개 구의회와 협력해 소각장과 관련한 시민 오해와 제대로 된 정보가 제공되도록 하고 합의점을 찾겠다.

군공항 이전을 둘러싼 갈등은 전남도의회 등과 긴밀히 협력해 이전 지역 주민지원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광주·전남 상생을 위한 시의회의 역할은.

△광주와 전남은 역사적으로 한 뿌리이며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가야 하는 처지다.

특히 지방소멸의 위기를 돌파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지방거점도시를 중심으로 한 지역 간 상생협력이 중요하다.

광주와 전남은 반도체특화단지 조성, 메가시티, 광주 군공항 이전 등 여러 공동현안이 있어 상생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전반기에는 광주와 전남 의회가 공동으로 전남권 의과대학 신설 촉구 공동 결의문을 발표한 적이 있다. 필요할 때는 시·도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적극적으로 중재도 하겠다. 조만간 광주·전남 시·도의회 차원에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간담회도 가질 생각이다. 공통 현안이 많은 만큼 시·도의회 간담회를 정례화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지난해 9월 광주시 학생 인권 조례 폐지에 대한 주민조례 청구를 접수했고, 검토 결과 청구 요건인 8,034명을 넘겨 정식 안건으로 수리했다. 현재는 소관 상임위인 교문위에 넘어간 상태다.

청구인들의 폐지 청구 사유를 보면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통제 어려움, 학력 저하, 성 정체성 혼란 야기라고 돼 있다. 이 내용이 사실인지부터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교육청은 학생들이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기본권인 학생 인권 조례 폐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항상 시민 눈높이에 맞는 의정활동을 강조해 왔다. 의회 차원의 여론조사는 물론이고, 현장 민심을 샅샅이 살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광주시민에게 한 말씀.

△9대 의회 개원 이래 모든 의원들이 노력해 일하는 의회 문화를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불완전한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의회에 예산, 조직권이 없어 세밀한 정책 개발을 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지방의회법 제정을 촉구해 예산분석·정책개발 등 의회의 전문성을 강화해 유능한 정책의회를 이어가겠다.

예산 분석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도 과제다. 의회 혁신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던 계획들이 집행부의 반대나 예산 부족으로 좌초되기도 했다. 시민 여러분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누구와도 대화하고 언제라도 소통하고 협력해 가장 좋은 방법을 찾겠다. 광주시정을 책임지는 동반자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갖고 의회다운 의회, 강한 의회, 선명한 정책 의회, 시민을 위한 의회를 꼭 만들겠다.

시의회가 하는 일에 항상 관심과 애정을 갖고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