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가 민생경제 안정화를 위해 꺼내든 ‘생활안정지원금’을 놓고 거센 풍파를 맞고 있다.

북구는 저소득층 생계부담을 완화하고 지역 상권을 연계한 소비 촉진으로 내수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지만, 선별 복지 방식과 선심성 논란으로 인해 지원금 지급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북구는 앞서 각 자치구에 공동 추진을 제안했으나 긴축 재정 속 추가 재원 확보의 어려움에 동구, 서구, 남구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지난 14일 열린 광주구청장협의회에서 북구와 행정 규모가 비슷한 광산구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고, 나머지 자치단체장의 경우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지만 그 안에서 노선이 달라 정치적 셈법이 엇갈렸을 것이다.

특히 문인 북구청장이 2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광주시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문 청장의 주도하에 생활안정지원금 추진을 따르기에는 자존심이 상할 수 있다. 문 청장이 시장을 나가면 나도 출마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자치단체장 간 묘한 긴장감도 흐르고 있다.

북구는 앞서 지역 저소득 주민 4만명에게 각 10만원을 지원하는 ‘저소득 주민 생활안정지원금 지급 계획’을 수립했고,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예산 40억 500만원을 편성한 뒤 북구의회에 제출했다.

생활안정지원금 예산안 추경 심사는 29일 북구의회 경제복지위원회에서 열리며,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다음 달 2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흘 뒤인 6일 본회의 의결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생활안정지원금 추진 여부를 놓고 일부 북구의원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강해 상임위 통과는 불투명하다.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준호 국회의원(북구갑)이 최근 ‘집행 권한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부터 민생지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5분 발언을 통해 생활안정지원금을 지적한 전미용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위 소속 의원들은 지원금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당 대표도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법’ 대상이 전 국민이 안된다면 차등 지원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상임위 심의를 거쳐 생활안정지원금 통과 여부가 확정되는 본회의장에서 북구의원들은 ‘차등 지원’의 당론을 따를지 갈림길에 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