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매초대석-이동훈 광주신세계 대표이사

지난 1995년 유통업계 최초 현지법인으로 자리잡은 광주신세계는 현재 지역에서 가장 많은 유동인구를 자랑한다. 지역민이 최신 트렌드를 향유할 수 있도록 타지역 유명 브랜드를 유치하고 지역 우수 업체를 전국화하는 등 경제·문화 발전을 이뤄왔다. 또 대기업이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상생’ 롤모델로 여겨진다. 이제 단순 판매시설로 여겨졌던 과거에서 벗어나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부지에 세계가 주목하는 ‘광주신세계 아트&컬처파크’ 랜드마크 조성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동훈 광주신세계 대표이사를 만나 백화점 확장 계획과 파급효과, 우려되는 문제에 대한 의견 등을 들어봤다.



-광주신세계 첫 인상은 어땠는지.

△1993년 11월 신세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1995년 유통업계 최초 ‘현지법인’ 광주신세계 설립을 추진하며 처음 인연을 맺었다. 점장으로는 2020년에 오게됐다.

메이저 브랜드로는 최초로 광주신세계가 지방화 시대를 열었다. 현지법인이라는 것은 고용부터 세금납부까지 모든 것이 지역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광주신세계는 직영사원과 협력업체 사원 등 2,000여명 중 대다수가 광주전남권 출신이다. 이에 지역 상생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게 가장 인상깊었다.



-재임 기간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과 아쉬움이 남는 점을 손꼽자면.

△사실 되돌아보면 모든 일에는 ‘더 잘할 수 있었는데’하는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잘했다’ 생각한 일을 고르자면 코로나19가 발발한 지난 2020년이 떠오른다.

당시 유통업체는 물론 대부분 산업이 침체됐다. 우연히 여러 언론매체에서 졸업식 등 많은 행사가 취소돼 화훼농가가 어렵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에 광주신세계가 산지에서 꽃을 매입해 마진을 남기지 않고 저렴하게 판매했다. 코로나로 답답했던 고객들이 아름다운 꽃으로 마음을 달래며 흡족해한 모습들이 기억에 남는다.

이후 일부 전남 지자체에서 면담 요청이 왔고 무안·강진 등 지역 특산품 특별전을 연달아 개최했다. 신세계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해 경쟁력 있는 특산물, 지역 브랜드를 전국에 알린 것도 자화자찬 할 일이라 생각한다.

반대로 고객만큼 중요한 주주분들인데, 주가가 답답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건 아쉽다. 견조한 실적과 좋은 배당금, 또 미래 비전을 통해 우리 주주들에게 믿음직한 기업으로 인식 돼야 하는데 우리 주식시장의 어려움도 있었고, 확장에 대한 가시적인 부분을 주주들의 눈높이에 맞게끔 제시하지 못했다.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



-‘호남최초’ 타이틀을 많이 거머쥐었는데.

△광주신세계가 기업중에서는 지방화에 물꼬를 가장 먼저 텄다. 이후 호남의 기존 백화점들과는 차별화된 상품 공급·시스템·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노력에 실적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측면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많이 얻게 됐다.

다만 이를 의식하기 보단 사회공헌, ESG 측면의 결정들이 시민과 고객에게 실익이 있는가 라는 기준을 판단의 중요한 근거로 생각하고 있다.

최근에는 달라진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남녀노소 다양한 고객들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힘쓰고 있다.

광주신세계가 추진 중인 터미널 복합화 역시 이러한 목적을 담았다. 오피스와 주거기능을 더해 터미널 일대가 일과 놀이, 주거 등 ‘직주락’을 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아마 이러한 시도는 호남은 물론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광주신세계 확장 계획에 대해 설명하자면.

△이전 질문 답변과 이어진다. 이번 사업은 광주신세계가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부지를 매입하는 비용을 제외하고도 3조원 이상 규모가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세계에서 가장 큰 부산 센텀시티 설립 당시 약 1조원이 투자됐는데 총 3조5,000억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광주신세계가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역대 투자 규모 1위, 그룹의 관심도 역시 역대 최고다.

한 마디로 ‘광주신세계’가 대기업으로 퀸텀점프(한계를 넘는, 혁신을 통한 도약)할 수 있느냐, 단지 대기업 계열사 중 하나로 남느냐는 중대한 기로에 섰다.

현재 터미널 문화관 자리에 백화점을 확장하는 것을 1단계로, 터미널 자리에 녹지공간과 오피스·호텔 등을 조성하는 2단계, 마지막으로 현재 터미널 주차장 자리에 주거복합시설을 짓는 3단계까지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될 계획이다.

영업 면적을 확장해서 더 많은 콘텐츠를 도입하는 게 1차 목표다. 이후 터미널 지하화, 지상은 공원화하는 대한민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공간을 이곳에 마련하려고 한다. 명실상부한 광주의 ‘랜드마크’를 만들고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자 한다.

의료나 교육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들어오고 싶어하는 공간을 준비중이다. 이곳이 가지는 집객력, 투자 기간 동안 일자리 창출, 청년 유출 방지 등 긍정적인 측면이 꽤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현재 광주시에 제안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협상을 통해 어느정도 윤곽이 잡힌다면 긍정적인 파급효과 등을 숫자로 풀어 시민들에게 알리겠다.



-개발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알고 있다. ‘상생’과 ‘조화’는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가치라는걸 항상 새겨두고 있다.

먼저 교통 체증에 대한 우려는 광주시 계획에 적극 협조해 꼭 해소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눈을 뗄 수 없도록 멋진 집을 지어놓고 출입구가 없거나 입장이 어려운 바보같은 집주인은 되기 싫다.

교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저희 투자도 어려워질 거라 생각한다. 또 설립 이후 지역민들을 지옥같은 교통체증에 몰아 넣는다면 경영도 어려워질게 뻔하다. 때문에 사활을 걸고 전문가를 총동원해서 해결하겠다.

소상공인에게는 함께 성장·발전해 나가자고 제안하고 싶다. 대형 유통업체의 몸집이 커지는 것에 대한 우려는 이해한다.

다만 현재 국내 e커머스 업계는 물론 알리·테무 등 중국에서는 저가 상품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 소상공인도 대형유통업체도 여기에 맞서 생존 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토론회 등을 통해 계속해서 소상공인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 그리고 현재 550여개 광주신세계의 콘텐츠가 백화점이 확장된다면 900여 개로 늘어난다. 광주신세계를 통해 전국화에 성공한 베이커리카페 ‘키친 205’같은 사례를 늘려가도록 노력하겠다.

개점 시점에 납부하는 상생기금으로 상생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소상공인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하겠다.

유통업계에서는 샵마스터(매니저)가 있다. 개인 사업자인 이들은 브랜드에서 물건을 받고 판매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갖는다. 여기서 급여 개념의 마진을 남긴다.

샵마스터도 소상공인이자 우리 지역민이다. 광주신세계의 콘텐츠가 늘어난 만큼 매출도 늘어날 것이고 고용창출도 이뤄질 것이다. 이들의 목소리도 한 번쯤 들어주길 요청한다.



-광주시에 전하고 싶은 말은.

△광주신세계는 지난 29년 간 광주를 지켜왔다. 지역민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더 많은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복지·교육·문화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추진했다.

광주신세계가 현지법인으로 시작한 것도 단순히 기업이 아닌 광주시의 한 시민으로서, 광주의 구성원이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자부한다.

광주신세계가 보여준 광주시·광주시민들과의 깊은 신뢰는 다른 여타 기업들과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어 광천동 일대 교통체증의 원인이 전부 대형 유통시설에 있다는건 어불성설이라 생각한다. 관문인 터미널에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다는 것 등이 예시다.

최근 광주시의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 도시 전환’ 추진을 환영한다. 광주신세계가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대안을 많이 제시하고 실질적인 투자도 해야겠지만 광주시의 정책도 중요하다고 본다.

광주시가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큰 틀에서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면 이에 대한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협조하겠다. ‘살기 좋은 광주’를 만든다는 공동 목표를 위해 힘을 모으자.



-마지막으로 지역민에게 한 말씀

△지역민의 기대보다 결코 미흡한 결과를 내지 않겠다. 그간 광주신세계가 단지 물건을 파는 공간으로 치우쳐있다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보다 많은 시간을 머물고, 즐기고, 다양한 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 지금까지 광주신세계에 보내준 사랑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응원하고 지켜봐주시면 성과로 보답하겠다. /홍승현 기자



<약력>

△경남 마산 출신 △홍익대 국문학과 졸업 △㈜신세계 신규사업본부 하남점 수석부장 △㈜신세계 의정부점장 △㈜신세계 영등포점장 △㈜신세계광주신세계 총괄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