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구매지원도 많고 연료비도 적게 들어서 수소차를 구입했는데 지역에 충전소가 없어 선뜻 추천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수소차 구매에 관심이 있는 지인이 수소차주에게 추천 의사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수소차는 물 이외의 배출 가스를 발생시키지 않아 환경 파괴와 에너지 고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 등이 수소차 보급에 애쓰고 있다. 수소차 구매자에게 3,500여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고, 구매자들은 보조금 지원을 통해 6,950만원 가량의 수소차를 반값에 살 수 있다.

하지만, 수소차 보급은 저조하다. 이유는 충전 시설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남에는 총 1,109대의 수소차가 운행중인데 나주에 있는 92대는 광주나 목포 등 인근지역으로 충전하러 가는 실정이다.

현재 도내에 운영중인 수소차 충전소는 여수 3곳을 비롯, 목포, 광양, 장흥, 함평, 장성군 등 8곳이 전부다. 순천, 나주, 담양, 화순, 고흥, 곡성, 강진, 영암, 영광, 보성, 구례 등엔 충전소가 없다.

충전소를 늘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업성 부족이다. 충전기 1기당 설치 비용은 30억원으로, 민간이 구축할 경우 국비 50%를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수소차가 대중화 되지 않아 충전소 다수가 적자를 보이며 운영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전남도는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올해 수소차 570대를 보급하고, 내년 654대 등 오는 2030년까지 4만3,000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이지만, 충전소가 없는 환경에서 달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소비자는 충전소가 없어서 구매을 꺼리고, 충전소는 수소차가 없어서 확대에 어려움이 있는 즉,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딜레마다.

딜레마에 놓인 수소차 보급·인프라 구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인프라 구축이 먼저라고 본다.

적어도 시군에 한 곳씩 충전소를 구축하고, 수소차 보급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충전소 운영에 따른 적자는 정부나 지자체가 일정기간, 일부 보전해 주면서 수소차를 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구매자들은 더 늘어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