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의 메달 러시>

유난히도 무더웠던 2024년도의 여름, 하지만 대한민국은 파리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준 국가대표 선수들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시원하게 삼복더위를 날려버릴 수 있었다.

광복 이후 올림픽 참가 역사상 최소 규모의 대한민국 선수단은 대회 에 출전하기 전부터 쏟아져 나온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며 금메달 13개와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해 종합 순위 8위에 올랐다. 금메달 13개는 2008 베이징, 2012 런던과 함께 역대 단일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이다.

한국 체육사에 새롭게 추가된 영광스러운 기록에 10명의 전남의 아들·딸들이 금 2, 은 4,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주인공이 됐다.

이 여세로 올림픽 영웅들의 금의환향 환영식이, 순천에 남수현 양궁장과, 나주에 안세영 체육관 등이 건립된다. 전남체육의 경쟁력이 한국체육의 중추적인 힘이라는 사실에 다시 생각해도 감격스럽고 자랑스럽다.

이번 올림픽은 전남도 200만 도민의 자긍심을 끌어올렸고, 대한민국이 세계 5대 메이저 스포츠 대회를 개최한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세계 스포츠 무대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며, 국민들에게 큰 감동과 기쁨을 선사했다는 점에서 너무도 행복하다.

일본의 고교 야구 무대인 고시엔에서 전교생 160명의 소규모 학교,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우승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제106회 대회에서 이룩된 이 놀라운 성과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되며, 승리 후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진 장면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승리의 의미를 뛰어넘어 특별한 감동을 느꼈다.

고시엔은 단순한 고교 야구 대회를 넘어 일본 스포츠계의 상징적인 대회로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전국 47개 지역의 총 4,300개 팀이 치열한 예선을 거쳐 단 49팀만이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만큼, 대회에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큰 영예로 여겨진다.

많은 일본 고교 야구 선수들에게 있어 고시엔 우승은 그들의 인생에서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로 손꼽히며, 실제로 프로야구 선수로서 성공하는 것과 고시엔 우승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을 때, 대다수의 선수들이 고시엔 우승을 택할 정도로 대회는 일본 야구계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회 자체가 수많은 선수들의 꿈의 무대인 만큼 고시엔 우승은 그들의 삶에서 영원히 기억될 영광의 순간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의미를 가진 올해 고시엔에서 교토국제고의 우승은 이변이자 스포츠의 불확실성과 드라마틱한 가능성을 다시금 증명한 사건이었다.

교토국제고는 전통적으로 한국계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로, 일본 사회에서 소수 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가며 활약해왔다. 이들의 우승은 단순한 스포츠 승리가 아닌, 일본 내에서의 다양성과 화합을 상징하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스포츠는 인간의 삶과 성장에 있어 정말 중요한 가치이며, 평화와 단결, 그리고 사회가 무엇인지를 일깨워 준다’라는 말처럼, 이번 교토국제고의 우승은 스포츠가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것이 아닌, 더 큰 사회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들의 승리는 일본 사회 내에서 소수자들이 겪는 도전과 극복의 서사를 담아냈으며, 이를 통해 일본 사회 내 다양성을 존중하고 화합을 이루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큰 감동을 줬다. 이것이 스포츠다.



<문체부-대한체육회 엇박자 ‘볼썽사납다’>

그런데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생활체육 예산 일부인 416억원을 대한체육회가 아닌,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교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한체육회에서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반박하는 등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2차례 정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하는 각종 기금사업의 담당자들을 모아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그 결과 지방체육회는 혼선과 혼란에 빠졌다. 고래싸움에 지방체육회가 새우등 터질 듯한 혼선을 겪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갈등은 단순한 예산 문제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대한체육회의 예산 낭비 의혹, KOC(대한올림픽위원회) 분리 논란, 그리고 대한체육회 중심의 시스템 한계에 따른 체육계 전반 개혁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와 연결되어 있다. 더 나아가 대한체육회 정관 불승인 문제까지 얽히면서 이번 사태는 2라운드로 접어든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러한 갈등이 장기화되고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이어질 경우, 올해 여름 파리올림픽을 계기로 불어온 한국체육의 훈풍이 사그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스럽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양 기관과 단체는 대한민국 체육 진흥을 위한 조직이며 지향점 역시 같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자성하고 대민민국 체육 진흥의 길이 무엇인지 곰곰이 숙고했으면 한다. 대한민국 체육인,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염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