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틀째인 30일 희생자 3명의 시신이 연고지인 광주와 서울의 장례식장에 각각 안치됐다.

더디게 진행되던 희생자 신원확인도 이르면 이날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장례 절차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광주시와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참사 희생자 179명 중 3명의 시신이 광주와 서울 소재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DNA 분석 대조가 끝나 시신 수습·유족 인도 절차까지 마친 희생자들이다.

광주에 연고를 둔 2명의 시신은 광주소재 장례식장 2곳에 각각 안치됐다.

서울에 연고를 둔 1명의 시신도 유족 인도 절차를 거쳐 서울 소재 장례식장에 빈소가 차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들의 장례 시점은 유가족 협의 등을 거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8시 기준 사망자 179명 중 164명은 지문 감식·DNA 대조 등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으나 15명은 신원 확인 등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수습 당국은 이날 중 나머지 사망자에 대한 신원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현장 책임자인 이진철 부산지방항공청장은 브리핑을 통해 “지문 감식이 어려운 신원 미상자 33명의 검체는 오늘 중으로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유족 대표단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국토부 장관이 빠르면 30일 저녁이나 31일 오전 중으로 시신 90구의 신원을 넘겨주기로 했다”며 “희생자 신원에 대해 국토부, 제주항공 측과 확인한 다음에 장례 절차를 들어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신원을 확인한 유족이 분향소 또는 장례식장으로 시신을 인도하는 여부는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며 “다만 장례식장으로 이동한 유가족 중 한 분은 무안공항에 남아달라”고 요청했다.

당국은 또 유족들의 요구대로 31일 오전 9시까지 공항 1층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키로 했다.

앞서 유족들은 이날 오전 ‘12·29 무안 제주공항 사고에 대한 유족협의회’를 발족했고, 유족들간 논의를 거쳐 시신 훼손에 대한 기준점을 잡아 시신 인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박한신 유족협의회 대표는 “시신 훼손 정도가 너무 심해 수습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형제와 부모들은 최대한 온전한 상태로 가족을 받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정석 제주항공 경영기획본부장은 “종이한장에 슬픔을 담을 수 없지만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서 한 아버지로서 자식으로서 여러분들의 슬픔을 깊이 통감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유가족들이 위로받을 수 있고 안심할 수 있다면 모든 책임을 지고 어떤 조치도 달게 받겠다.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