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에서 추락한 여객기는 랜딩기어를 내리지 못한 채 활주로로 착륙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

동체 바닥이 활주로에 그대로 닿은 채 직진하다 외벽을 들이받은 채 반파됐고, 거대한 화염에 휩싸이면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9일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 착륙 예정이었던 사고 여객기는 무안공항 1번 활주로에 접근, 1차 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여객기 기장은 관제센터에 기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했고, 무안공항 상공에서 머무르다 다시 착륙을 시도했다.

여객기는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했고,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공항 끝단의 벽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벽과 충돌한 여객기는 엄청난 폭발과 함께 화염에 휩싸였고, 항공기 기체 꼬리 칸을 제외하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산산조각이 났다.

사고 영상을 보면 착륙 전 공항 상공에서 여객기 엔진 쪽에서 폭발과 함께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전남소방본부는 이날 탑승자 가족 브리핑에서 “담장과 충돌한 이후 기체 밖으로 승객들이 쏟아졌다”며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체는 거의 파손됐고 사망자들도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태”라며 “유해 위치를 확인해 수습하고 있어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방당국은 오후 6시 10분 기준 사망자 176명을 수습했고, 현장에 임시 영안소를 설치했다.

수색 초기 구조된 승무원 2명과 사망자 176명 외 나머지 3명은 현재 실종자로 분류됐다.

랜딩기어 고장의 원인은 현재까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과 기상악화 등으로 추정된다.

사고 현장에는 소방·경찰·군 등 700여명이 동원돼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사망이 확인된 희생자들은 무안공항에 설치된 임시안치소로 안치 중이다.

소방당국은 사망자의 신원이 확인되면 보호자의 신원 확인을 거친 뒤 장례식장으로 후송할 계획이다.

전남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재 여객기 동체 내부에 진입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며 “동체 파손이 심해 시신이 많이 훼손된 상태이고, 실종자에 대한 탑승 위치 등을 파악하느라 신원 확인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