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현장을 공개하고, 실시간으로 상황을 알려달라.”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추락한 제주항공 여객기 탑승자 가족들이 정부의 사고 대응과 소통 부족에 분통을 터트렸다.

이날 오후 1시, 공항 건물 1층 대합실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수습본부와 간담회 자리에서 분노를 감추지 못한 채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탑승자 가족들은 “시신을 수습하면 가족들에게 즉시 연락을 취하고, 빠른 조치를 취해달라”며 “소수 인원의 탑승자 가족을 대표단으로 꾸려 사고현장에 방문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탑승자 가족 A씨는 “사고 발생 직후부터 탑승객 가족들에게 수습 현황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며 “사고 직후 경찰특공대 폭발물처리반 등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원들이 현장에 들어가 가족들이 불안에 떨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탑승객 가족 B씨는 “사고 대책반의 실시간 브리핑이 필요하다”며 “사고를 당한 가족들이 뉴스를 통해서 정보를 알게 되는 상황은 맞지 않다. 30분 간격이라도 수습 진행 상황과 신원 확인 정보 등을 알려줘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가족대표단은 또 △컨트롤 타워 설치 △무안공항·제주항공 담당자 유가족 근처 상주 △언론사 취재 자제 등을 요구했다.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22명의 명단 공지에서도 호명한 사망자 명단이 앞서 알려진 것과 달라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일부 가족은 “좀 전에 (사망자로) 호명한 분이 지금 공개한 명단에는 없다”며 “우리 가족은 살아있다는 것이냐”고 크게 반발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께는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현장 출입 게이트 앞에 탑승객 가족 100여 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왔지만, 공항공사 경비단에 의해 출입이 통제됐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탑승객 가족들은 “사고현장에 가족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출입을 요구했지만, 경비단은 “민간인은 출입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경비단·경찰들과 충돌이 있기도 했다.

특히 국가재난의료지원팀과 119소방대원들까지 출입이 통제되자 유가족들은 “구조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은 들여보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한편, 소방당국은 오후 2시께 구조자 2명을 제외한 탑승객이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구조작업을 수색작업으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