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을 훼손하는 일이 잇따르는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소녀상 10개 중 7개 이상은 테러 등 행위를 처벌할 조례나 관리 주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여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평화의 소녀상 현황 자료’에 따르면 광주·전남에 설치된 소녀상 22개 중 17개(77.2%)는 관련 조례가 마련되지 않았다.

지역별로 광주는 6개 중 3개(50%), 전남은 16개 중 14개(87.5%)가 조례가 없었다.

소녀상이 설치됐지만 관련 조례가 없는 곳은 광주 광산문화예술회관, 양림동 펭귄마을입구, 금남로공원 등 3곳이다.

전남 해남공원에 설치된 소녀상의 경우 건립 주체가 해산했다.

전국에 설치된 소녀상 152개 중 72.4%(110개)는 관련 조례가 마련되지 않았고, 같은 지자체에 건립된 소녀상이라 하더라도 조례 내용이 제각각인 경우도 빈번했다.

이달 초 경남도교육청 제2청사에 있는 소녀상에는 ‘흉물’, ‘위안부 사기 이제 그만’이란 한글 문구가 적힌 팻말과 ‘소녀상은 위안부사기극의 선전도구’란 뜻의 일본어 팻말이 놓이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3월과 4월 서울 은평평화공원 안에 있는 소녀상에도 ‘철거’라고 적힌 마스크를 씌우거나 검은 비닐봉지를 두르는 일이 발생했다.

비슷한 시기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엔 일본산 맥주와 스시를 올려놓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소녀상 등 피해자를 기리기 위한 기념물을 훼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는 이를 처벌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이 지난달 잇달아 발의됐지만 계류 중이다.

김선민 의원은 “전국 152개 소녀상 중에 무려 110개가 명시적인 보호관리를 받지 못하는 상태”라며 “테러행위를 법적으로 처벌하는 것과 동시에 지자체 차원에서 소녀상을 보호관리할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