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라이벌끼리 가장 큰 무대에서 명승부를 펼쳐 KIA의 12번째 우승을 이루겠다.”

부임 첫해부터 ‘챔피언 등극’을 노리는 KBO리그 최연소 사령탑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42)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우승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KBO는 20일 광주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2024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이범호 KIA감독과 박진만 삼성 감독을 비롯해 김도영, 양현종(이상 KIA), 강민호·김영웅(이상 삼성)이 참석해 한국시리즈를 향한 각오와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다.

올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정상에 우뚝 선 KIA와 2위 삼성은 21일 오후 6시 30분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양 팀이 KS에서 맞대결하는 것은 KIA의 전신이 해태 시절 포함 1993년 이후 31년만이다. 두 팀의 KS 맞대결은 총 3번(1986·1987·1993년)으로 당시 KIA가 전신 해태의 이름으로 모두 승리했다.

KIA는 올 시즌 정규리그 삼성과의 상대전적에서 12승 4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으나 단기전인 한국시리즈 승패를 속단하긴 어렵다. KIA는 1차전 선발로 제임스 네일, 삼성은 원태인을 예고했다.

페넌트레이스 정상에 우뚝 서면서 ‘부임 첫 해 우승’을 노리는 이범호 KIA 감독은 “삼성이 KS에 올라올 것으로 예상하고 잘 준비했다”며 “전통의 라이벌끼리 가장 큰 무대인 한국시리즈에서 만났으니 명승부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데뷔 3년차에 KBO리그 중심타자로 거듭난 김도영도 “부상 없이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으니 젊은 패기로 영광스러운 무대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을 수 있도록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베테랑 대투수 양현종 역시 “1위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해 충분한 휴식으로 체력적, 정신적으로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며 “반드시 100％ 컨디션으로 1차전부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2017년 두산 베어스와 벌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만루 홈런을 때려 KIA의 통산 11번째 우승에 힘을 보탠 뒤 감독직에서 한국시리즈를 맞이한 이범호 감독이다. 그는 “선수 시절보다 감독으로서 맞이하는 한국시리즈가 훨씬 더 긴장된다. 몸으로 움직이는 선수 시절에는 긴장감이 들지 않았는데 생각하며 경기를 지켜보니 선수를 믿어야 하고, 그 선수가 어떤 플레이를 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며 “매경기 긴장되고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 패기 있게 KIA의 우승을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이범호 KIA 감독은 불붙은 방망이를 승부처로 꼽았다. 그는 “야구는 방망이다. KS가 재밌는 게 중요하다. 우승은 공격력 좋은 팀으로 판가름 날 것 같다. 잘 치는 팀이 이길 확률이 크다”면서 “삼성이 최소 실책 팀이라 우리가 대량 득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상황마다 점수를 1점씩 내겠다”고 전략을 밝혔다.

21일 열리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는 네일을 선발로 예고했다. 야구는 물론 일반 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네일의 상태를 밝힌 이 감독은 “완벽하게 괜찮은 상태다. 한 달 전부터 투구를 시작했다. 전혀 문제없다. 일상생활이나 훈련 모두 100%로 하고 있어 1차전 선발로 내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차전 선발인 네일이 한국시리즈에서 정말 잘해줬으면 좋겠다. 타자들은 경기 수가 많아 회복할 시간이 많지만, 투수는 한 번 올라갔을 때 잘해줘야 한다. 원태인이 나오는 만큼 굉장히 중요한 승부라 본다. 1차전만 이긴다면 팀에게도 굉장히 유리한 시리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4번째 선발투수에 대해서는 “윤영철과 김도현 중 한 명으로 고민 중이다. 1~2차전에서 중간투수로 김도현을 쓴다면 4차전에 윤영철을 써야 할 것 같다. 선발 투수들이 딱딱 맞아 떨어져서 중간 투수를 안 쓰게 된다면 어떤 게 좋을지 코치진과 상의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한국시리즈는 KIA의 안방인 광주에서 최대 5경기(1∼2차전, 5∼7차전), 삼성의 홈인 대구에서 2경기(3∼4차전)가 열린다.

/조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