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의 증가로 도시가 팽창하면서 교통 등 환경이 악화되면 지방자치단체는 도로 등 간접자본(직접적인 생산 자본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자본, SOC)에 투자하게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기 어려운 주민은 다른 도시로 이주를 하게 된다.

암세포의 수가 증가하면 도시의 팽창처럼 주변 조직으로 침습(invasion)하게 되고, 혈관이나 림프관을 타고 암세포가 이주해 정착하는 것을 전이(metastasis)라고 한다.

우리는 세금을 내서 도로를 만들지만, 암세포는 직접 혈관 내피세포 성장인자(VEGF)를 분비해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 산소와 영양분을 많이 받으려고 한다. 이러한 신생혈관을 타고 암세포가 전이될 수도 있으므로 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약물이 전이도 억제하면서 실제 내성이 없는 항암제로 사용되고 있다.

암세포는 어떻게 전이되는지 알아보자.

소화기암이나 폐암, 간암 및 유방암처럼 암이 처음 발생한 장기의 벽을 뚫고 인접한 다른 장기로 전이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복막암과 같이 위암, 대장암과 같은 소화기계 암에서 암세포가 전이되는 이차성 복막암이 대부분이고, 복막 자체에 암이 발생하는 원발성 복막암은 드물다.

암세포는 가까운 림프관을 통해 림프절로 전이된다. 림프절이 이물질의 검문소 역할을 해서 멀리 가지 않지만, 멀리 갔다면 그만큼 암세포가 많아졌다고 볼 수 있어 전이에 따라 병기와 수술 범위가 달라진다. 또한 혈관을 타고 가면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장기로 전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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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는 어디로 잘 전이될까.살던 곳에서 가까운 도시나 지나가다 마음에 드는 곳에 정착하듯이 위장관 암은 혈액과 산소가 풍부한 간이나 폐에서 정착하기 쉽다. 간과 폐 다음으로 전이가 잘 되는 곳이 뼈다.

뼈암은 뼈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암인 골육종보다 전이성 암이 더 많으며, 유방암과 전립선암, 이어서 갑상선암, 폐암, 신장암 순으로 뼈로 전이가 잘 된다. 암이 뼈로 전이되면 골절이 잘 되는데, 전립선 비대증으로 알고 지내다가 골절이 되고서야 암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치질로 알다가 대장암의 진단이 늦어지는 것과 같다.

전이가 잘 되는 악성 암도 있다. 위암과 난소암, 유방암(3중 음성), 췌장암, 담낭암은 전이가 잘 되고 진행이 빠르다.

발생하는 조직에 국한돼 있는 초기 암(1기) 외에도 원격 부위로 전이된 암(4기)이 있으며, 림프종이나 백혈병은 발생과 전이가 동시에 일어날 수 있으며 1기가 없다. 1기는 췌장암과 뇌종양을 제외하고는 생존율이 90% 이상이고, 치료가 거의 불가능한 말기 암 전 단계인 4기는 생존율이 10% 이하다.

최철희 조선대 의대 약리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