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밸런스’ 안정…신구조화에 빛나는 기록잔치
최고의 강팀은 고참과 젊은 선수들이 한데 모여 ‘신구조화’가 이뤄져야 한다. 고참이 너무 많거나 반대로 젊은 선수들이 많다면 팀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인다. 1980년대생부터 2000년대생까지 고른 연령대로 구성돼 있는 KIA 선수단은 최고참 최형우부터 양현종, 주장 나성범까지 베테랑 선수들의 꾸준한 활약과 영건들과의 신구조화를 이뤘다.
특히 40대 노장 최형우의 해결사 본능은 여전했다. 타율 0.280 22홈런 109타점을 기록하며 KIA 타선을 이끌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5차전 홈런으로 PS 최고령 홈런을 기록했다.
투수진 최고참인 양현종은 이의리, 윤영철 등 토종선발진의 이탈에 이어 외국인 투수까지 부상자가 속출한 가운데, 끝까지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KBO리그 역대 두번째 2,500이닝, 통산 최다 탈삼진 1위(2,076개)10시즌 연속 170이닝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국내 투수 최고령 선발승 기록이라는 값진 이정표를 세웠다.
투·타의 중심 양현종과 최형우가 팀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KBO리그 정상급 타자로 우뚝 선 김도영과 영건 곽도규, 최지민, 황동하가 뒤를 받쳐주면서 안정적인 밸런스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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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타이거즈 김도영 /KIA 타이거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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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타이거즈 정해영 /KIA 타이거즈 제공 |
프로 2년 차인 곽도규도 정규시즌 71경기에나서 55⅔이닝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하며 철벽 불펜진의 위용을 과시했다. 곽도규는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에 나서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1차전과 5차전 승리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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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타이거즈 정해영 /KIA 타이거즈 제공 |
주전의 공백을 대체 자원들이 메우면서, 기존 주전의 위협하고 자리를 빼앗는 과정에서 팀이 강해진다. KIA 역시 그랬다. 시즌 초반부터 기세를 타며 꾸준히 상위권에 자리했던 KIA는 크로우, 이의리, 윤영철 등 선발진의 잇단 부상에 전력 누수를 겪으며 중간중간 턱밑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리그 정상급 뎁스’로 공백을 메웠고, 굳건히 1위를 지켰다. 시즌 후반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전하면서 시즌 내내 중하위권을 맴돌았던 지난해 KIA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부상 이탈자들이 많은 건 여전하지만 팀 뎁스의 두께가 확실히 달랐다.
특히 대체선발진의 활약은 KIA 마운드의 미래를 기대케 했다.
주축 선발 이의리가 팔꿈치 수술로 4경기 만에 시즌 아웃됐지만 선발 로테이션에 3년 차 황동하가 합류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황동하는 올시즌 25경기 5승 7패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하며 제몫을 했다.
윤영철이 허리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임시 선발 김도현 역시 기대에 부응했다. 당초 내년부터 선발로 준비할 계획이었던 김도현은 윤영철의 부상으로 인해 이범호 감독으로부터 기회를 받게 됐고 35경기에 나서 4승6패 3홀드 평균자책점 4.96을 올렸다. 특출난 성적은 아니지만 자신의 재능을 증명하며 선발 로테이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1루와 3루를 백업하는 변우혁과 1루, 2루를 소화하는 서건창 역시 시즌 타율 3할을 기록하며 분전했고 ‘공격형 포수’ 한준수도 115경기 타율 0.307 7홈런 41타점으로 맹활약하며 KIA의 정규 시즌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잇단 부상으로 생긴 공백에도 풍부한 가용자원을 지니고 있던 KIA가 쉽게 무너지지 않았던 이유다.
/조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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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타이거즈 김도현 /KIA 타이거즈 제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