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함평 이전 문제 해답으로 제안된 국토교통부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판 화이트 존’을 통해 토지의 용도 제한을 대폭 완화시키고 여기에 공영 개발 방식을 더해 특혜 시비, 먹튀 논란 등 우려되는 사안을 잠재시킬 수 있어서다.

그간 꼬인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문제에 대한 실타래를 풀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되면서 결정권을 쥔 광주시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6일 국토교통부와 광주시 광산구 등에 따르면 최근 열린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연구용역 중간보고회 및 주민설명회에서 정재봉 광산구의원은 공간혁신구역 제도를 제안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개편한 ‘공간혁신구역’은 도시 공간의 효율적 활용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용도와 밀도 규제를 완화하고, 복합적인 토지 이용을 촉진해 도시 활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선정되면 용도변경 절차 없이, 또한 용적률·건폐율 규제에 제약 없이 지역 특성에 맞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도시 설계가 가능하게 된다. 쉽게 말해 현재 걸림돌인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부지 용도 변경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1조 2,000억원을 웃도는 공장 이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광주공장 부지 용도를 상업용으로 변경해 줄 것을 광주시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시는 법률상 공장 가동을 멈춰야만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중이다. 또한 중국 자본으로 넘어간 만큼 용도 변경 이후 시세 차익만 챙기는 ‘먹튀’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공영개발 방식 검토가 해답으로 제안된다. 공공기관 주도로 개발이 이뤄지면 공공성과 투명성이 담보되고 단기적 이익에 치중할 수 있는 민간개발과 달리 장기적인 도시 발전 계획에 따라 체계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 해산 이후 마땅한 자금력을 가진 투자자 물색이 어려운 점도 공영개발 장점을 부각시킨다.

공간혁신구역 세가지 유형 중 ‘도시혁신구역(한국판 화이트 존)’이 금호타이어에 적합한 방식으로 손꼽힌다. 유사 사례는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가 대표적이다.

영국 식민지 시절 작은 선착장이던 이곳은 개발사업자가 토지용도를 자유롭게 복합적으로 결정하는 ‘화이트존’이 도입되고 현재는 주거·관광·국제업무 복합 단지로 재개발돼 전세계인이 찾는 싱가포르의 랜드마크가 됐다.

국내에서는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부산 영도구 청학동 노후 공업지역이 비슷하다. 옛 한국타이어 부지인 이곳은 산업·주거·상업·문화·워터프런트가 공존하는 미래형 복합타운과 해양지식산업의 거점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현재 LH가 용지 매입은 완료했고 예비타당성조사를 받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이전 신부지 매입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확실한 이전 의사를 보였다고 강조한다. 또 주민설명회에서 LH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부지 개발 참여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가 적극적으로 나서면 조속히 공장 이전이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지역사회의 시선은 광주시에 집중되고 있다. .

정재봉 의원은 “새롭게 마련된 공간혁신구역제도는 도시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광주의 밝은 미래를 위해 광주시와 금호타이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