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경제적 위기로 실의에 빠진 제가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광산구 주민을 위한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처럼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광산구 금융복지상담센터를 적극 추천할 생각입니다.”

경기 악화, 서민 경제 침체 장기화로 가계 빚 문제가 사회적 재난으로까지 번진 가운데, 광주 광산구가 금융복지상담센터를 중심으로 사람과 삶을 지키는 금융 복지 행정을 펼쳐 주목받고 있다. 최근 개인채무자 보호 강화를 위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과도한 채무로부터 민생을 지키는 광산구의 정책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7일 광산구에 따르면 빛고을국민체육센터 4층에 자리 잡은 광산구 금융복지상담센터(이하 센터)는 가계 빚으로 고통받는 시민을 돕기 위해 재무 상담, 채무조정, 불법 추심 상담, 복지서비스 연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가장 주가 되는 것은 채무조정 상담이다. 악성 채무 해결, 파산, 회생, 신용회복 등 본인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채무조정 방법을 이행해 빚 독촉에서 벗어나도록 돕는다.

지난 2016년 문을 연 이후 올해 8월까지 채무조정 상담 건수는 1만 1,756건, 채무탕감액은 약 575억 원에 달한다. 상담사가 내담자를 전담해 상담부터 채무조정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필요에 따라 법률 비용까지 지원하는 차별화된 서비스가 뒷받침된 결과다. 특히, 광주의 채무조정 상담 기관 중 소득과 무관하게 상담자 상황을 고려해 법률 비용을 지원하는 곳은 센터가 유일하다.

또 의료·주거·돌봄 등 사회복지서비스 연계로 새출발을 지원하고, 예산가계부를 통한 돈 관리 상담, 생활경제 금융상담을 운영한다. 채무 위기에 처한 이들을 역이용하는 ‘회생 브로커’ 등으로 인한 2차 피해와 채무조정 이후 다시 빚에 허덕이는 일을 막는 예방적 기능을 수행하는 중이다. 빚·채무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사회적 약자에겐 센터의 존재가 더욱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센터 상담자의 52%는 50대 이상의 중장년, 32%는 고령자, 장애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사회취약계층이었다.

장기 채무로 어려움을 겪다 ‘최종 구제 수단’으로 센터의 문을 두드린 시민의 후기와 반응은 칭찬 일색이다. 학자금 대출로 인한 생활고에 통신사기 피해까지 당해 발만 동동 구르다 센터의 도움으로 파산면책을 신청한 1인 가구 청년 A씨는 지난 6월 광산구 누리집에 “채무상담으로 일이 잘 됐다”고 칭찬 글을 올렸다.

부모 수술비를 위해 받은 고금리 대출로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다 개인회생에 들어간 60대 B씨, 카드빚으로 개인파산을 접수하려다 복잡한 절차로 포기한 이후 센터의 지원으로 채권협상을 통해 문제를 푼 C씨 등의 칭찬 글도 눈길을 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7일 시행된 ‘개인금융채권의 관리 및 개인금융채무자의 보호에 관한 법률(개인채무자보호법)’은 센터의 운영에 ‘날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의 핵심은 대출금액이 3,000만 원 미만인 연체 개인채무자가 금융회사와 직접 채무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채무가 있는 시민의 위임으로 금융복지상담센터가 채권사와 직접 채무조정 협상에 나서 채무를 감면하는 길이 열렸다.

센터 개소 이후 채무조정 실적은 455건으로, 그동안 이를 통해 줄인 법률 비용은 18억 원 상당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으로 센터의 기능과 역할이 강화되면 빚 부담으로 인한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광산구 금융복지상담센터는 지역사회 기관, 단체와 상호협력으로 기초 단위를 뛰어넘는 금융 복지서비스 역량을 발휘하며, 빚으로 고통받는 시민을 살리는 동아줄 역할을 해왔다”며 “코로나19, IMF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민생을 지키고 보호하는 보루로서 센터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해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