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운행 중단 이후 침체의 늪에 빠진 광주역을 활성화하기 위한 광주시의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광주역 도시재생의 핵심시설인 창업스테이션 공사가 시공사 경영난 등으로 차질이 불가피해진 데다 지난 4월 총선 이슈로 부상했던 고속철 재진입의 경우 장기 과제로 분류돼 추진이 불투명한 상태다.

여기에 송정역을 잇는 광주선 지하화 역시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되는 등 최대 관건으로 떠오른 사업성 확보 탓에 실현 여부가 안갯속이다.

4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역은 지난 2016년 KTX 운행 중단 이후 교통중심 기능 약화, 운수·경공업·금융업 산업 약화, 인구 이탈·고령화, 지역 문화 거버넌스 부재 등 악재가 겹치면서쇠퇴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광주시는 광주역 활성화를 위해 도시재생 혁신지구, 창업밸리, 철도 지하화 등 다양한 사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시행 계획 변경, 공사 중단, 사업성 확보 등 돌발 변수가 속출하면서 추진중인 사업들마다 난항을 겪고 있다.

우선 광주역 도시재생을 위한 창업밸리 조성사업의 일환인 빛고을 창업스테이션 건립은 광주역 수화물 주차장 부지에 연면적 8,949㎡·지상 5층(총사업비 350억원)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주 시공사가 자금난을 이유로 지난 5월 공사를 포기했다.

2021년 7월 착공해 지난해 8월 준공을 목표로 했던 창업스테이션은 앞서 폭설·폭우·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한 차례 연기됐었다.

애초 지난 6월 말 완공해 하반기부터 창업자들을 맞을 예정이었지만 공사 중단으로 준공 시기는 연말이나 내년 초로 또 미뤄졌다.

지난 총선 이슈로 부상했던 KTX·SRT 등 고속철의 광주역 재진입 또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습이다. 당시 광주 북구갑 지역구 총선 입지자들은 광주역 활성화 핵심 공약으로 고속철 광주역 재진입을 제시했지만 이후 로드맵은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광주시는 평택~오송 구간 복복선화 등 국가 철도 노선 확대와 달빛 고속철도 건설, 경전선 전철화 등 추이를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장기 과제로 분류했다.

송정역을 잇는 철도 지하화 사업의 경우 사업성 확보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철도 지하화 특별법이 지난 1월 제정됨에 따라 광주시는 국비 20억원을 투입해 광주역~송정역까지 국가 철도 14㎞ 지상 구간을 지하화하기 위한 용역에 착수했고, 용역 결과를 토대로 내년 5월께 국토부에 철도 지하화 종합계획 수립 반영을 요청할 계획이다.

철도 지하화는 국유재산인 철도 용지를 출자받는 공기업(사업시행자)이 채권 발행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자잿값, 인건비 등이 급등하면서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사업성 확보가 불투명해졌고,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그 부담은 지자체나 공기업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혁신성장센터, 사회적경제혁신타운, 혁신지구연계주택 등 그린·디지털 분야 창업타운 조성을 골자로 한 광주역 도시재생 혁신지구 시행도 사업 계획 변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공모계획 변경 및 물가 변동으로 인해 총사업비는 1,688억원에서 1,809억원으로 늘었지만, 건축 면적은 6만325㎡에서 4만2,326㎡으로 대폭 축소됐다. 시행 계획이 변경됨에 따라 광주시는 주민, 의회 의견 청취에 나섰지만 향후 국토부의 사업시행계획 인가 신청, 중앙부처 협의, 중앙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심의, 지방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심의 등 복잡한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역 주변 쇠퇴한 원도심 회복을 위해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부처 연계 사업, 직주근접 창업 생태계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각종 사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