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시 산하기관이 잇따라 부실한 자료를 제출, 감사가 중단되는 등 파행을 빚고 있다.

각 기관들이 제출한 자료에 다수의 오기·누락에 더해 고의 조작 의혹까지 일면서 행정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산업건설위원회는 이날 오전 열린 광주테크노파크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테크노파크가 제출한 자료 부실을 이유로 감사 중단을 결정했다.

이날 산건위원들은 테크노파크가 지난해에 제출한 자료와 올해 자료가 불일치하거나 오기한 내용이 다수 확인됐다고 질타했다.

테크노파크가 제출한 직원 직급별 급여 지급 내역은 지난해와 올해 제출한 자료가 달랐다.

2023년 직급별 급여 내역의 경우 지난해 보고 당시 임원·단장·본부장 합산액이 2억5,500만원이었으나 올해는 2023년 기준 5,600만원만 지급했다고 축소됐다.

중소벤처기업 매출과 폐업 현황도 2022년 기준 매출을 6,651억원으로 보고했다가 3,909억원으로 수정해 보고했다.

또 공사 입찰과 수의계약 건수에서도 오기가 발견됐다.

의원들의 추궁에 테크노파크 임직원은 ‘단순 오기’라고 해명했으나, 산건위는 자료를 신뢰할 수 없어 감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산건위는 보완된 자료를 제출받은 뒤 추후 행정감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강수훈 의원(더불어민주당·서구1)은 “제출한 자료가 불일치하기 때문에 행정에 대한 시민 신뢰도가 있을 수 없다. 테크노파크 측이 단순 오기라고 하는 데 이건 뭔가 의도적으로 고쳤거나 자료를 조작했다는 느낌마저 든다”며 “민선 8기 행정이 얼마나 느슨하게 진행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날 열린 행정자치위원회 행정감사에서도 광주관광공사가 제출한 자료 상당수가 허위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DRT(수요응답형 교통) 운전자 유니폼이라고 제출한 사진은 2016년 해당 운수 업체가 다른 목적으로 촬용한 사진이었으며, 운행일지도 운행 주유량 등이 전혀 적혀있지 않는 등 급조됐다.

일부 행감 자료는 같은 표 내에서도 각기 다른 단위를 사용하거나, 하나의 표에 2개의 합계를 기재해 제출했다.

채은지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은 “공사가 자료를 의도적으로 편집했거나 제출 전 업체 자료를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고 지적했다.

서임석 의원(더불어민주당·남구1)도 “제출된 자료들의 수치가 원·천·만 등 단위가 제각각이다. 표에서도 합계가 위 아래로 나눠져 있는 등 통일성이 없다”며 “없는 자료는 허위로 만들고, 잘못 기재된 자료는 소관 상임위 의원들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공사가 제출한 자료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