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27일로 기억한다.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광주 공항을 찾아 이렇게 말했다. “광주 군공항 이전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광주 군공항 이전은 역대 정부의 중점공약이었음에도 수년 동안 해결책을 찾지 못했습니다. 군공항 부지에 광주의 미래를 심겠다는 시민 여러분의 바람, 저 이재명이 실현하겠습니다. (중략) 유능한 정부, 성과로 증명하는 정치, 주권자와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나라, 저 이재명이 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광주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었기에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현장에서 직접 들을 수 있었고, 가슴이 콩닥거리는 설렘을 느꼈다. 광주의 군공항 이전 문제는 수년간 묵은 과제로 논의되면서 대선과 총선 등 굵직한 선거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공약이었지만, 뚜렷한 진전없이 난항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고 있던 터라 공항 현장에서 들은 ‘이재명은 광주 군공항 이전, 합니다’라는 메시지는 정말 강렬했다.

그 날 공항에서 돌아오는 길에 몇몇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재명이 어떤 사람인가. 2019년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의 불법 노점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갈등만 유발할 것이라는 반대를 무릅쓰고 대화와 설득을 통해 결국 도민들에게 청정한 계곡을 돌려준 ‘행정의 달인’ 아니던가.

코로나 19가 한창 확산되던 때, 신천지 교회 대구 집회 참석자를 중심으로 감염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도내 신천지 종교 시설을 강제 봉쇄하고 집회를 금지하는 긴급 행정명령을 시행했던 용기있는 정치인 아니던가.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는 지방정부 간 갈등을 해소하고, 결단력있게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이재명 후보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의 광주 군공항 이전 공약 발표가 있고 40여일 뒤,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했다. 불과 0.7% 차이였다. 1987년 직선제 이후 민주당 소속 대선 후보 중 역대 최다 득표를 얻었음에도 고배를 마셨다. 역대 최소 득표율 차이였다. 아쉽고, 또 아쉽다.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지 못한 것도 물론 아쉽지만,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못해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가 여전히 숙원에만 머물러있어서 더 아쉽다.

대선 개표 결과 광주의 투표율은 81.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이 중 84.8%가 이재명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비록 광주가 대통령 이재명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적극적인 성원과 지지를 보내준 광주에 대한 정치인 이재명의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지 않을까.

더욱이 지금의 정치인 이재명은 광주·전남에서 대통령 이상의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야권의 가장 강력한 대권 주자임과 동시에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4년만에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두 차례나 연임하고 있다.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의 추진 주체라고 할 수 있는 광주시·전남도·무안군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선출직 단체장을 둔 더불어민주당 지방정부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을 경우 당선 가능성이 유력해지는 호남에서, 단체장의 밥줄이 걸린 동시지방선거가 2년도 남지 않은 이 시점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광주 군공항 이전에 대한 의지는 3곳 지방자치단체장의 문제 해결 방향 및 속도와도 직결된다.

민생 토론회라는 이름으로 전국을 돌며 임기응변식 빌공자 공약만 남발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못하는 일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충분히 해낼 수 있다. 관련 법률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국회의원 의석 수에 있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이다.

몇 번을 생각해봐도 광주 군공항 문제, 이재명 대표라면 해결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차원에서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위원회를 꾸려 이재명 대표께서 직접 위원장을 맡아달라.

이재명 대표께서 성남시장, 경기도지사에 이어 유력한 대선주자가 되기까지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던 건 검찰로부터 탄압받고 있는 정치인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동안 어떤 정치인도 쉽게 풀어내지 못했던 여러 현안들을 해결해내는 유능함 때문이었다.

광주 군공항 이전이라는 오랜 지역 숙원이 해결되는 과정에서 더 많은 광주 시민들은 이재명 대표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갈등 속에서 해법을 찾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면서 더 많은 국민들이 이재명 대표를 주목하게 될 것이다. 광주 군공항 이전을 해결하는 길은 당 대표 이재명에서 대통령 이재명으로 전진하는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