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의 원로이자 5·18 민주화운동의 중심에 섰던 고 정익섭 교수의 자녀들이 선친의 업적과 뜻을 기리며 전남대에 1억원의 발전기금을 기부했다.

13일 전남대에 따르면 발전기금 전달식은 이날 대학본부 5층 접견실에서 정성택 총장과 정신 전남대병원장, 자녀 정규석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 등 15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고 정 교수는 민주화 열기가 뜨겁던 1979년 전남대 초대 직선 교수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돼 1980년 5월 15일 도청 앞 광장에서 시국선언문을 낭독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전두환 군부 정권에 의해 해직되고 투옥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민주화 운동에 대한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2020년 전남대 신문방송사가 5·18 직전 상황이 담긴 방송국 원고를 발견하면서 그의 활동과 역사적 의미가 다시 주목받았다.

고 정 교수는 국어국문학의 원로학자로서 1950년대 초부터 은퇴할 때까지 30여년간 전남대에 재직하며 국어국문학과와 국어교육과의 창설과 육성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송순, 정철, 김인후, 임억령, 김성원, 고경명 등 호남 지방의 시가를 발굴·연구하며 ‘호남 가단’ 개념을 정립, 가사 문학 연구에 큰 족적을 남긴 학자다.

자녀들은 전달식에서 “선친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학문을 이어갈 후학들을 응원하고 싶다”며 “국어교육과와 국어국문학과가 지닌 찬란한 전통이 앞으로도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