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끝났다. 이제는 일할 시기다. 조상들에게도 신년의 축제가 있었다. 음력설부터 정월 대보름까지다. 대보름이 지나면 새해의 봄 농사를 준비하는 시기다. 따라서 이제는 새해의 본격적인 시작이자 봄을 준비하는 시기다. 현대인들의 생활리듬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이제는 한 해의 계획을 실천하는 시기다. 특히 건강관리도 마찬가지다. 건투를 빌어본다.

새해부터 질병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다. 특히 호흡기질환 환자가 급증한다는 보도다. 호흡기질환의 대표적인 질병이 감기와 독감이다. 이들 증상으로 초기에는 가장 잘 알려진 증상이 기침이다. 따라서 감기 하면 기침을 연상한다. 그러나 감기와 기침은 조금 다르다. 기침한다고 꼭 다 감기는 아니다.

기침은 갑작스럽게 숨을 내뿜는 반사행동이다. 기도와 관련이 있다. 기도나 폐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대상은 호흡기의 분비물이나 먼지, 또는 미생물이나 자극물질 등이다. 이는 폐를 지키기 위한 방어적인 기전이라 할 것이다. 기침은 순우리말이다. 한자로 표현하면 해수(咳嗽)라 한다.

기침은 각각의 상태에 따라서 가래기침, 마른기침, 냉 기침, 헛기침 등으로 불려진다. 가래기침과 마른기침은 객담인 가래의 유무에 따라서 나누어진다. 간혹 가래기침에는 피도 섞여 나올 수 있다. 흔히 폐결핵이나 폐디스토마 및 진폐증 등을 의심하게 된다. 가래에 고름이 섞여있으면서 냄새가 나면 폐농양을 의심하게 된다.

가래만 잘 살펴도 질병의 정도가 보인다. 점도가 진해져서 찐득찐득해지면 감기가 오래된 것이다. 걸걸거리는 소리도 나게 된다. 이는 폐장이나 기관지의 염증이 심해지는 것이다. 심하면 폐렴이나 천식으로 발전하는 경우에 나타난다.

가래기침은 가래를 삭이는 것이 중요하다. 가래는 초기의 대응이 중요하다. 조상들의 지혜는 상당히 구체적이다. 일상생활 중에는 토종 무가 가장 많이 애용되었다. 무를 즙을 내서 연근이나 생강, 꿀이나 배 등을 혼합해 가래를 삭였다. 호흡기에 많이 쓰던 민간처방 대부분에 무가 등장한다. 무는 탁월한 식품이자 거담 소화제다. 최근에는 항암치료에까지 다양하게 응용하였다.

한편 가래를 삭이는 한약 처방이 많다. 대표적인 한약으로 도라지와 은행을 들 수 있다. 각종 호흡기질환과 천식 등에 응용할 수 있다. 민간에서도 널리 애용된다. 가정에서는 도라지 30g 정도를 물에 달여 하루 3번에 나누어 식후에 마신다. 사포닌 성분이 작용하여 가래를 희석해준다. 은행은 10g 정도를 물에 달이거나 가루로 만들어서 하루 3번 나누어 먹는다. 글루코사이드 성분들이 함유되어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멈추게 한다.

마른기침은 '건조한 기침'이라는 의미다. 건해(乾咳)라고도 한다. 가래가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데 기침만 하는 증상이다. 심하면 숨길이 가빠지면서 안면이 붉어질 정도로 연발적인 기침을 한다. 마른기침은 혈류순환이 저하도 한몫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갈증이나 인후의 건조 및 건구역을 일으킨다. 딸꾹질이나 식욕부진 및 변비로도 발전하여 발생한다. 잦은 피로감이나 원기의 저하 및 호흡의 촉박해지는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마른기침에는 진액을 보충해 윤택하게 해줘야 한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맥문동을 들 수 있다. 맥문동은 폐나 위를 자양강장 하면서 체액을 보충하고 분비를 증대시킨다. 침 치료도 효과적이다. 침은 기혈순환과 진액의 대사를 활성화한다. 위장과 폐장의 수분대사에 작용해 증상을 개선시킨다. 폐와 관계된 경혈 부위에 뜸이나 부항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침과 비슷한 증상으로 재채기가 있다. 다만 재채기는 코에서 발생한다. 코의 점막이 자극을 받으면 발생한다. 기침은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하다. 그러나 재채기는 거의 조절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침보다 여러 번 자주 하게 된다. 기침과 재채기는 사회인에게는 한 번쯤 겪는 작은 실례였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후에는 사회가 냉랭해졌다. 기침과 재채기조차 거부감이 심하다. 상대 입장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자세가 아쉽다.

최근에는 사회지도자들의 기침 소리가 많이 들린다. 그것도 헛기침이다. 자신의 행동이 민망했거나 불편한 진실을 대하는 당혹감의 고백일 것이다. 헛기침이 안 들리는 건강한 사회를 기대해 본다. 새해부터는 내 몸에 관심을 갖자. 이유 없는 증상은 없다. 몸이 호소하는 증상에 귀를 기울일 때이다. 몸은 거짓이 없다. 건강한 새해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