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179명의 49재가 15일 오전 무안공항에서 열렸다. 49재는 불교에서 죽은 영혼이 좋은 곳에 태어나도록 비는 천도의식이다. 희생자와의 마지막 인사다. 그 어떤 위로도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유가족의 슬픔을 달랠 수 없겠지만, 이들의 소중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이날 49재 합동 위령제가 열린 무안공항 대합실은 온통 눈물바다였다. 유가족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박정수 피해자 지원단장, 김영록 전남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등 참석자들의 얼굴엔 비통함과 그리움, 쓸쓸함과 슬픔이 묻어났다.

헌화·분향에 이어 희생자 179명의 이름과 함께 유가족과 조문객의 메시지가 LED 화면을 가득 메우는 순간 유가족들은 힘겹게 참고 있던 눈물을 쏟아냈다. 한 유가족이 '내 딸아, 너무 보고 싶다'고 오열하는 것을 시작으로 모두가 울음을 터뜨리거나 손등으로 눈물을 닦았다.

49재에 앞서 13일에는 광주 북구 영락공원 화장장인 승화원 앞에서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 110분의 시편(시신 조각) 합동 장례식이 거행되기도 했다. 장례식은 내내 엄숙한 가운데 진행됐으나 희생자의 유해가 담긴 운구 차량 3대와 유가족이 탑승한 버스가 승화원으로 들어서자 울음소리가 가득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은 이처럼 장례식과 49재 등을 지내고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났다. 차마 보내기 힘들었을 유족의 슬픔과 작별 인사도 없이 황망하게 떠나야만 했던 희생자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것은 이제 남은 자들의 몫이다. 우리 사회, 국가의 책무다.

무엇보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밝혀내고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 참사의 비극을 잊지 않아야 하고 안타까운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 무엇이 잘못됐고,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그 답을 찾을 때까지 유가족과 함께해야 한다.

또 피해자의 명예가 실추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특별법 제정을 통한 피해자 배상과 의료지원, 자녀 교육비와 생계비지원은 물론 고인들을 기억하고 추모할 공간을 마련해 희생자들의 아름다운 삶과 꿈을 영원히 간직해야 한다.

다시 한번 옷깃을 여미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