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담양에서 살아온 흙수저 정치인에게 일할 기회를 주셔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4·2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아성을 허물며 조국혁신당 1호 자치단체장으로 이름을 올린 정철원 군수가 전국적 주목을 받고 있다.

정 군수의 당선은 이재명 대표 등 당력을 쏟아부은 민주당이란 철옹성을 뚫은 ‘흙수저 정치인’의 성공 스토리로 더욱 주목도를 높인다.

민주당은 이번 재선거에서 이 대표를 비롯해 36명의 국회의원이 담양에서 지원사격을 했고, 광주·전남 기초·광역의원 등 300여명이 선거운동원으로 총동원됐다.

윤건영, 박수현, 고민정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한 이들은 물론 문 전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까지 직접 담양 선거사무소를 찾기도 했다.

반면, 정 군수는 평생 담양을 떠나지 않았던, 담양을 누구보다 잘 아는 ‘풀뿌리·토박이 정치인’이라는 배경 하나로 이들의 물량 공세를 버텨냈다.

금성면 출신인 정 군수는 금성초, 금성중, 담양고, 도립대를 거쳐 금성초 운영위원장, 금성면 주민자치회장 등을 지냈다.

전국적인 화려한 이력도, 변변한 중앙정치 명함도 없지만 “담양에서 태어나 담양에서 자라고, 담양에서 뼈를 묻을 사람이 군수가 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그의 외침은 선거기간 내내 적잖은 울림이 됐다.

담양을 향한 그의 진심은 고향 이름을 딴 건설회사를 운영하면서 생계가 어려운 노인들을 돕는 등 남몰래 펼쳐왔던 선행들과 버무려져 지역민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대이변의 밑거름이 됐다. 정 군수는 어르신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겠다며 노래실력을 갈고닦아 가수협회에 정식 등록, 지난해까지도 각종 지역 축제에서 노래를 부르는 트로트 가수로도 활동했다.

무소속 3선 군의원을 지내며 민주당 소속이 압도적 다수인 군의회에서 의장에 당선될 만큼 탄탄한 정치력도 보유했다.

당의 간판인 조국 전 대표의 부재에도 사력을 당한 중앙당의 지원도 큰 몫을 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타 국회의원들을 대신해 광주시당위원장인 서왕진 의원이 선거캠프 총사령관 역할을 도맡아 선거 당일까지도 현장을 지키며 소임을 다했다. 지난해 영광·곡성군수 재선거에 출마했다 경선 탈락한 정원식 후보와 본선 탈락한 박웅두 후보도 패배의 아픔을 뒤로 하고 캠프에 합류, 유세와 홍보 업무를 맡아 부족한 조직력을 메꿨다.

민주당 유력 주자에서 우군으로 가세한 최화삼 담양새마을금고 이사장의 지지도 대이변을 완성하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군수는 취임 직후인 3일 “담양군민을 위해 새롭게 일할 기회를 주신데 대해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며 “과정과 결과에 책임지는 군수, 담양군민들의 살림살이를 먼저 챙기는 군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담양의 변화로 호남정치가 변하고, 대한민국 정치가 바뀔 것이다”며 “조국혁신당 12명의 명예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담양을 지방자치의 새로운 모범으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