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증원 철회로 의대생들이 수업을 거부할 명분이 사실상 사라진 가운데 학생들의 수업 참여 여부가 학사 운영 안정화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다만 지역 의대들은 수업에 불참해온 학생들에 대해 학칙을 원칙대로 적용키로 해 별도 구제책이 없이는 집단 유급 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지역 대학가와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 등에 따르면 전남대 의대는 지난 1일 추가 복학 승인 이후 7일부터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전환해 강의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복학 승인 후 수업에 참여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수업 거부’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어 학사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실습수업 위주인 본과 3·4학년의 경우 수업에 참여한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실습수업에는 본과 3학년 99명이 22개 과목, 4학년 100명이 11개 과목에 대해 수강 신청했는데 실제 출석한 인원은 0명이었다.
본과 4학년의 경우 실습 강의 52시간을 이수해야 하며, 주 2회 출석하지 않을 경우 유급 대상이 된다.
이후 대학 측으로부터 유급이 결정되면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나머지 학년 학생들 또한 수업 일수의 4분의 1 이상 출석하지 않으면 F학점이 부여돼 유급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전남대 관계자는 “이번주 실습수업에 이틀 연속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 유급 처분을 받을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지난 16일이 유급예정일이었고, 학칙에 따라 유급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조선대 의대 역시 오는 18일 유급 시한이 도래한다. 현재 의예과 1~2학년과 의학과 1~2학년은 인터넷 비대면 강의로 수업을 받고 있으며, 의학과 3~4학년은 임상실습 위주로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당초 지난 7일 대면 강의로 전환할 예정이었으나 수업 참여율이 저조하자 비대면으로 강의를 진행 중이다.
특히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실습수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4학년들은 학칙에 따라 유급 기준이 적용된다.
올해 입학한 신입생들 역시 교양 과목 일부만 수강하는 방식 등으로 수업 거부에 동참하고 있어 집단 유급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조선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유급과 관련해 학사 유연화 계획에 대해 논의된 사항이 없다”며 “다른 학년 학생들의 경우 학년 말에 유급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다만 교육부의 2026학년도 의대 정원 확정 발표에도 의대 교육 정상화 여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앞서 의대 학장들의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는 지난 15일 의대생들에게 보낸 알림문에서 “학사 유연화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유급 등을 학칙에 따라 그대로 이행하겠다는 뜻이다.
즉, 학생들이 수업에 들어오지 않고 유급된다면 결국 24·25·26학번 등 3개 학번이 1학년 수업을 동시에 받는 ‘트리플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최운창 전남도의사회 회장은 “현재 의학과 4학년 뿐만 아니라 다른 학년들의 학생들도 유급 위기에 놓여 있다”며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해선 학사 유연화 등 관련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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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대학교 전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