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광주 방문을 두고 지역사회가 들끓고 있다. 12·3 내란 방조 혐의를 받고 있는 한 권한대행의 광주 방문이 호남의 민심을 떠보려는 대권 행보로 읽히면서 민주화의 성지를 짓밟고 있다는 거센 비난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15일 오후 기아 오토랜드 광주를 찾아 “미국의 관세 정책 때문에 전 세계가 큰 충격을 받고 이에 대해 어떠한 대응을 해야할 것인가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통해 조선·무역균형·에너지 등 3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기초로 자동차, 부품, 철강·알루미늄 등 높은 관세를 받는 산업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대행은 또 “정부는 지난 9일 자동차 산업을 포함한 주요 산업에 대한 지원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며 “대책 발표 이후에도 정부는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필요한 대책을 필요한 시기에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의 이번 광주 방문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자동차 업계 후속 조치를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취지지만, 사실상 대권 행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한 권한대행은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 시찰 이후 전통시장등을 방문해 민심을 청취하려 했으나 시민사회의 반발이 예상되자 나머지 일정을 취소했다.

한 권한대행의 광주 방문은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하기 앞서 호남 민심을 떠보려는 ‘간보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대선 출마 의사를 완전히 닫아두지 않은 한 권한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중도 보수’ 후보 연대로 빅텐트를 꾸릴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무소속)-국민의힘-민주당(이재명) 3파전 구도에서 반 이재명 여론을 등에 업은 보수 단일 후보가 출마할 경우 보수와 중도 결집 효과가 생겨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인 5월 4일 이전 한 권한대행이 총리직에서 물러나면 무소속 출마가 가능하다.

지역 정치계와 시민 사회에서는 한 권한대행을 향한 비난 여론이 터져나오고 있다.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내란·김건희특검법 거부권 행사, 내란 연루 인사 헌법재판관 임명 등 내란수괴 역할을 자임해온 한 권한대행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우선 분출된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목포)는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한덕수 권한대행은) 내란수괴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사법적 판단을 받아야 할 사람”이라며 “윤석열만 대한민국을 망가뜨린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가장 큰 공로자는 한 대행이다. 야당 탄압, 거부권 남발, 여야 소통 단절 등 민주주의가 무너질 때 총리로서 한덕수는 무엇을 했느냐”고 일갈했다.

이어 “(국정 혼란)상황에서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라며 “한덕수나 그를 밀려는 세력은 쓸데없는 정치적 계산을 접고 자숙하며 법적 책임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지역 18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내란청산·사회대개혁 광주운동본부(광주비상행동)도 이날 성명을 내고 “위헌·위법 행위로 내란을 지속시키며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무능한 국정 운영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위기에 빠뜨린 자가 무슨 낯짝으로 민주주의 심장 광주에 온다는 말인가”라며 “최악의 무능정권에서 내각을 총괄하는 국무총리로 있으면서 이 모든 상황을 진두지휘한 주범이 민생을 챙기는 듯한 쇼를 위해 시장을 방문하는 것은 서민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는 행위다”고 직격했다.

이들은 “그는 내란수괴 윤석열의 파면을 방해하기 위해 국회가 추천한 세 명의 헌법재판관 즉각 임명을 거부했고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윤석열의 최측근이자 내란 참여 혐의를 받는 인물을 지명했다”며 “국회는 하루라도 빨리 내란 대행 한덕수를 탄핵하고 수사기관은 직권 남용에 대한 수사를 엄정하게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광주전남촛불행동은 앞서 한 총리가 송정KTX역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한덕수 탄핵하라’,‘즉각 사퇴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어올렸다.

한 권한대행은 지역 사회의 반발이 거세게 터져나오자 기아차 방문 이후 예정됐던 대인시장과 신안동 만찬 일정을 취소하고 상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