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 순천 낙안읍성은 국내 최초로 성과 마을 전체가 사적 제302호로 지정된 곳이다. 축조연대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고려 후기에 왜구가 자주 침입하자 1397년 절제사 김빈길이 흙으로 읍성을 쌓았다고 전해진다. 세종실록에는 1424년 토축의 읍성을 석축으로 쌓으면서 본래보다 넓혀서 쌓았다고 기록돼 있다.
현재는 성벽과 동·서·남문지와 옹성 등이 남아 있는데 특히, 동문에서 남문으로 이어지는 성곽이 가장 잘 보존돼 있다. 옹성은 남·서문 터에서만 흔적을 볼 수 있다. 성곽과 남문터, 성문벽 등이 아직도 견고하게 남아있음은 물론, 1536년에 지은 객사와 대성전 등의 향교 9채가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조선시대 대표 계획도시였던 순천 낙안읍성은 현재도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민속마을이다. 조선 전기부터 약 6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기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마을이라고도 불린다.
입장권을 끊고, 동문 낙풍루로 들어가자 마치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듯 했다. 한국민속촌을 방불케 하는 규모와 한옥, 연못 등은 가을 날 나들이 오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대장장이였다. 대장장이는 불에 쇠를 달궈 망치로 내려치는 전통 방식을 고수했다. 쇳덩이가 대장장이의 손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하는 과정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신기한 광경이다.
다음으로는 연꽃이 가득한 연못을 따라 조선시대 사랑을 싹 틔우던 물레방아로 향했다. 과거 선조들은 물레방앗간에서 방아를 찌어 밥을 지어 먹고는 했다. 물레방아의 물레는 물이 내려오는 힘으로 돌아가는데, 이곳의 물레방아는 여전히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또, 이곳은 MBC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지로도 이름이 나있어 언제나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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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지방관아에 딸린 부속사인 ‘옥사’에서 고을에서 죄를 지은 사람들이 곤장을 맞고 있다. |
이곳에서는 직접 곤장을 맞기도 하고 내려칠 수도 있으며, 주리를 틀어볼 수도 있다. 또, 사또의 수청 들기를 거부한 춘향이에게 내려진 ‘목칼형틀’을 목에 걸어볼 수 있으며, 직접 죄수가 돼 옥사에 갇혀볼 수 있어 낙안읍성 내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이다.
갑갑함에서 벗어나 잠시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싶다면 남문 쌍정루에 올라 산책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곳에 오르면 마을 내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데 가을의 푸른 하늘과 어우러지는 옛 조선의 모습은 장관을 이룬다. 시원하게 부는 바람과 탁 트인 전경에 저절로 힐링이 된다.
쌍정루 길을 따라 가다보면 다양한 체험을 만나볼 수 있다. 서각명인 ‘김성’ 공방부터, 한복, 가야금, 대금, 빨래, 천연염색, 메주, 전통혼례 등의 체험을 날마다 진행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민요, 악기연주, 한국무용, 군악(농악) 등의 공연과 전통혼례 재현 행사가 열린다.
이밖에도 낙민루, 내아, 객사, 임경업장군비각, 큰샘 등에서도 조선시대 삶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낙안읍성 관람을 마친 뒤에는, 고인돌 공원과 뿌리깊은나무박물관 등을 둘러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입장료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