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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 방구뽕과 범고래

2022. 08.15. 15:06:52

<화요세평>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 방구뽕과 범고래
황수주 광주북구청소년상담복지·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


제2의 오징어 게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이 드라마는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낯선 주제에 유명 스타가 출연하는 것도 아니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에서 인기 있는 장르도 아닌데 가히 우영우 신드롬이라 할만하다. 필자는 K-드라마로 대표할 수 있는 오징어게임을 보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적이고 잔혹한 서바이벌게임을 통해 사람들이 부질없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충격에 빠졌다. 그 폭력성 때문에 오징어게임 내용을 모방한 학교폭력을 우려했었는데 실제 우리 지역에서 초등학생들이 오징어게임처럼 게임을 빙자해 친구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의 드라마가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데 비해 이 드라마는 가슴 따뜻하고, 웃음과 감동을 주는 힐링의 밝은 드라마이다.

웃음·감동의 힐링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대형 로펌 생존기이다. 처음 시청 시에는 자폐증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차별을 담당할 악역의 캐릭터가 사무실의 시니어 변호사인 정명석 변호사를 통해 펼쳐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정명석은 자폐가 있는 영우를 무시하지도 않고, 업무에서 배제하지 않고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줬다. 정명석이 말실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실례를 했다며 영우에게 정명석이 바로 사과를 한 장면에서 필자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우리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에 대해 보통 무시를 많이 하거나 자신이 명백하게 잘못을 했어도 그걸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부모 자녀 간에도 마찬가지이다. 부모가 잘못을 했음에도 자녀한테 진정어린 사과를 하는 부모가 얼마나 있을까?

지난 9회 ‘피리부는 사나이’편에서는 자칭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 방구뽕이 특별출연했다. 어린이를 웃기기 위해 이름을 개명한 방구뽕은 학원에 매여 있는 아이들의 해방을 위해 학원버스를 산으로 몰고가 놀아주다가 미성년자 약취 및 유인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받게 된다. 방구뽕의 직업은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이고, 사는 주소는 어린이 마음 속에 살고 있다. 한 어린이가 “어린이 해방군은 뭐에요?”라고 묻는다. 방구뽕은 “어린이 해방군은 노는 거다. 어린이 해방군은 놀고 또 놀다 놀다가 죽지 않는 것이 기적일 정도로 어린이 해방군은 놀고, 놀고 또 논다.”라고 한다.

방구뽕은 이어 “대한민국 어린이의 적은 학교와 학원, 그리고 부모이다. 그들은 어린이를 놀지 못하게 한다. 그들은 행복한 어린이, 그들은 건강한 어린이를 두려워한다. 그들은 불안해 하는 어린이, 고통받는 어린이, 복종하는 어린이를 원한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를 조종해 어린이들을 더 바빠지게도 나빠지게 만들어 어른이 되기도 전에 세상을 등지게 만든다.”고 역설한다. 방구뽕과 어린이들은 법정에서 함께 외친다. “어린이 해방군은 선언한다. 하나,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 한다. 둘, 어린이는 지금 당장 건강해야 한다. 셋, 어린이는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

학원에 찌든 아이들 해방

방구뽕의 재판에 참여한 우영우는 법정에서 상상 속의 범고래를 만난다. 범고래는 귀엽게 생긴 외모와 달리 바다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아이큐는 80~90으로, 7살 아이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범고래는 이렇듯 뛰어난 지능과 길들이기 쉽고 사람과 놀기를 좋아해 수족관에 잘 등장한다. 작년에 한 방송사에서 캐나다의 한 수족관에 40년 넘게 갇혀 사는 범고래가 벽에 스스로 머리를 부딪치며 자해를 하는 듯한 모습의 보도를 보고 안타까웠던 적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상행동이 야생에서 살아야 할 범고래가 그동안 인공적인 환경에서 길러 생긴 스트레스의 결과라 지적했다. 심지어 돈벌이 공연에 동원된 범고래가 조련사를 공격해 사망한 사건도 보고되기도 했다. 등지느러미가 휘어진 범고래는 무얼 의미할까? 자연 속의 범고래는 등지느러미가 휘어져 있지 않은데, 드라마에 등장한 범고래는 왜 휘어져 있을까?. 범고래들은 평생 수족관에 갇혀 있거나 쇼를 강요해 생긴 스트레스의 결과로 대부분 등지느러미가 휘어져 있다고 한다. 등지느러미가 휘어진 범고래처럼 우리 아이들도 학교와 학원에 갇혀 있다. 공부와 학원의 스트레스로 날개가 꺾인 아이들. 어린이해방군 총사령관 방구뽕은 이렇게 말한다. “어린이는 당장 놀아야 합니다. 나중에는 늦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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