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장애인 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장애에 관한 기사들이 쏟아졌다. 행정의 무관심을 지적하는 기사부터 일상생활 곳곳의 불편 등이 대부분이었다. 열악한 인권 현실에 대해 여론이 환기되지만 일상 곳곳에서는 여전히 바뀌지 않은 모습이다.

보행로에 유효 폭 2m 이상을 확보하지 않은 채 식재된 가로수로 인한 통행 불편도 단골 기사이다. 무분별하게 식재된 가로수로 인해 휠체어·유모차 등이 통행 불편을 겪을뿐더러, 차도로 우회하다 교통사고 위험까지 겪고 있다는 것이다.

보행 환경 개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3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광주 지역에 전동 보조기기 구입을 434건 지원했음에도 교통 약자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1일에는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25개 지역 장애인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가 ‘최초’로 한 일은 많지만 ‘최선’을 다한 일은 있냐”고 되물었다. 단체는 저상버스-특별교통수단 도입 대수 미이행 ‘15년’, 탈시설-자립생활 지원 계획 수립 ‘7년’ 등을 대표적인 ‘차별의 되돌이표’라고 칭하며 보여주기식 행정에 실질적인 대안 없이 차별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기관이 오랜 시간 침묵하는 동안 이동권 보장 등 평범한 삶을 당연하게 누릴 수 없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었다.

장애인들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평범한 일상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작 행정기관과 시민들에게 닿고 있을지 의문도 들었다.

전국 장애인 단체가 예고한 ‘지하철 행동’은 광주 지역에선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졌다.

장애인 등은 부피가 큰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내내 시민들의 눈치를 보기도 한다. 장애인들에게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 틈, 지하철을 타기 위해 곳곳의 장애물을 피하는 것보다 힘든 것은 주변 시선으로부터 스스로 위축되는 점이었다. 행정 기관과 시민들은 장애인들로부터 어떤 메시지를 귀담아들었는지 생각해 볼 때다.

이들이 매년 평범한 삶을 위해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한 배려 깊은 정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