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광주비엔날레가 개막한 지도 한달이 다 돼간다. 진행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있었다. 전시를 둘러본 대중과 전문가들의 시선은 혹평과 찬사로 나뉜다.

부정적인 시각은 개막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주시는 광주비엔날레를 대중에게 좀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홍보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광주비엔날레의 ‘비엔’을 비엔나 소시지와 차용해 만든 영상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위트 있게 느낄 수도 황당하게 느낄 수 도 있다. 하지만 비엔날레의 격을 떨어뜨려 관심도를 더 낮춘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높다.

개막식 당일에는 첫 수상자를 배출하게 된 박서보 예술상이 광주비엔날레의 취지에 벗어나는 상이라며 문화·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광주비엔날레 정문에서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여전히 전시가 어렵다는 시각과 비엔날레에서 그간 나누던 담론에서 벗어나지 못해 ‘특별하지 않다’는 혹평도 나왔다.

찬사는 혹평을 오히려 뒤집어 바라본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기존의 전시 동선을 180도 뒤집었다. 출품작 절반이 광주비엔날레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며 파빌리온(국가관) 참여 국가의 수도 늘었다. 전시기간도 역대 최장이다. 캡션만 읽어도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어 기존보다 한결 쉽다는 반응도 있다.

특히 참여작가중 제3세계권인 선주민의 작품은 낯선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기본적이지만, 이숙경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은 영국 테이트 모던에서 아시아 등 제3세계권 작가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리서치 작업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쉽고 친숙하게 전시를 기획했다는 시각이다.

일반 대중들의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관심이 미온적이라는 점은 아쉽다. 광주비엔날레는 1995년 시작해 28년간 현대미술의 담론을 이어왔다. 광주비엔날레 본질 자체가 이번 전시주제인 부드럽고 여린 물의 속성과 닮은 듯한 느낌도 든다. 1995년 첫 시작으로 28년의 긴 시간동안 문화적인 담론을 이어온 광주비엔날레가 마침내 강인한 물의 힘을 발휘해 국내는 물론 베니스비엔날레를 뛰어넘는 세계인들의 미술축제로 우뚝 섰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