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안전지킴이집이 뭔데요? 신청비 없어도 안 할래요.”

최근 광주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10여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분식점 업주에게 아동안전지킴이집 제도에 대해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이 분식점은 학교 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떡볶이를 사먹지 않더라도 이곳에 모여 앉아 업주와 친근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머무를 수 있는 사랑방과 같은 공간이다. 책가방을 멘 학생들은 가게 주방을 제 집처럼 넘나들면서 학원 시간을 기다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렇게 좋은 제도가 있는지 몰랐다’, ‘당연히 신청할 의향이 있다’ 등의 호의적인 반응을 예상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업주는 “10여 년 동안 이곳에서 분식집을 하면서 아동안전지킴이집에 대해 들어본 적 없다”며 “굳이 신청해야 할 필요를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자녀와 함께 분식집에서 식사를 하던 한 학부모가 되려 업주에게 제도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해당 점포를 비롯해 이곳 일대 대부분의 업주들은 ‘모르겠다’, ‘관심없다’ 며 고개를 내저었다.

최근 학원가 일대에서 미성년자에게 ‘마약 음료’를 권유하는 등 아동을 타깃으로 한 범죄가 날로 증가하고 있지만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범죄 감시망은 여전히 느슨하다.

아동안전지킴이집은 학교 주변 통학로나 공원에 위치한 문구점, 편의점, 약국 등 인근 업소에서 위험에 처한 아동을 임시보호하고 경찰에 인계하는 제도다.

그러나 광주지역 아동안전지킴이집은 홍보 부재로 인지도와 관심이 줄어들면서 지난 2021년 303개소에서 현재 268개소로 감소했다.

경찰당국은 별도 활동비가 지급되지 않아 참여 독려가 어렵고 휴폐업으로 인해 해촉된 업장이 많지만 사업장 업주의 자발적 참여의지가 중요한만큼 강제적으로 무분별하게 위촉하는 것을 지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주들의 참여 의지가 없는 것과 제도 자체를 모르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 위험한 상황에 처한 아이들이 어디서든 지킴이집 표지판을 보고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학교 인근 사업장 업주들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 제도 홍보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