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을 안식처라 생각한다. 집은 하루종일 열심히 달려온 이들이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 받으며 쉴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안식처라고 생각한 집에서 끔찍한 일이 반복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9년~2022년) 광주지역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1,080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9년 206건 ▲2020년 268건 ▲2021년 266건 ▲2022년 340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중 지난해 가정에서 발생한 노인 학대는 325건으로 전체 신고 대비 95.5%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신고 건수에 비해 검거율은 크게 밑도는 상황이다.

4년간 노인학대로 검거된 인원은 228건으로 전체 신고 건수 대비 검거율은 21.1% 불과했다.

학대피해를 입은 노인들은 문제가 있어도 남들에게 터놓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피해 사실을 숨기기 급급했다.

이는 가해자가 자신의 배우자와 자식이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경제력이 이들에게 삶을 의존하고 있고, 자신의 허물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혹여나 자신의 흠이 될까 우려스럽고, 단순히 집안 문제라고 생각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여기는 경우도 있다.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폭력을 그냥 덮어두는 것이다.

그러나 가정폭력은 반드시 제3자의 도움이 필요한 문제다.

매일 같은 집에서 얼굴을 마주보면서 살아가는 가족에게 학대를 당하는 일은 그 어떤 폭력보다도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을 수밖에 없다.

가족끼리 생긴 일이라고 넘길 것이 아니다. 폭력에 있어서 그들은 명백한 범죄자고, 피해자다.

더욱이 광주 지역에는 피해자들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도 한정적이다. 매년 300건의 노인학대 신고가 접수되지만, 가해자와 분리될 수 있는 학대피해노인 전용쉼터는 단 1곳 뿐이다.

그동안 법이 꾸준히 개정됐는데도 오히려 피해건수는 늘고 있다는 것은 현실에 적용되기까지 한참 멀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관련 당국들은 노인학대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실효성 있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