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꺾마’는 e스포츠대회 리그오브레전드 2022 월드 챔피언십에 참가한 프로게임단 DRX 선수 데프트가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에서 비롯한 유행어다. 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지난해 월드컵 조별리그 포르투갈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16강행이 확정된 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가 적힌 태극기를 흔들면서 널리 퍼졌다.

이렇듯 ‘중꺾마’는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상징하는 말이 됐다. 과정의 중요성을 언급할 때도, 어렵사리 좋은 결과를 냈을 때도 쓰였다.

올해 이 말이 누구보다 크게 와닿을 팀이 있다. ‘승격팀 돌풍’을 일으켰던 K리그1 광주FC다.

광주는 최근 6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며 중간성적 9위로 상승세 행보가 누그러졌다. 시즌 초반 기세를 감안하면 아쉽다. 개막 후 홈 4경기에서 3승1무 무패를 내달리며 4~5위권에 머물러 거센 반란을 일으켰던 지난 2~3월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특히 6경기 연속 무승 기간 동안 경기력이 크게 나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득점은 2골에 실점은 8골인 점이 더욱 뼈아팠다.

광주는 지난해 2부리그에서 활약해 닥공(닥치고 공격)을 자랑하며 시즌 초반 기세를 이어갔으나 4월 말부터 K리그1 강팀을 상대로 패배가 쌓이면서 신통치 않다. 광주FC가 13경기에서 터뜨린 득점은 14골이 전부다. 이정효 광주FC 감독도 “우리 팀이 위기를 맞았다. 선수들이 기가 죽을까봐 걱정이다”고 깊은 고민을 드러낸바 있다.

광주FC의 팀 컬러가 바뀐 것은 아니다. 울산현대, 수원FC, 제주유나이티드, FC서울, 인천유나이드, 전북현대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8번째로 많은 유효슈팅을 기록하고 있지만 좀처럼 막힌 혈을 뚫지 못하고 있다.

이런 광주FC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승패와 상관없이 광주만의 축구를 보여주는 굳은 의지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제 길을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중꺾마’ 정신으로 K리그2 챔피언이었음을 입증해야 할 때가 왔다.

/조혜원 문화체육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