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시는 고향을 못 볼 줄 알았어요. 돌아가신 아버지 덕분에 고향을 본 것이 꿈만 같네요”.

지난 광복절에 독립유공자 표창을 받은 고 남상홍 지사 따님 남점지 씨의 말씀이다. 고 남상홍 지사는 1920년 3월 1일 나주 남상공원에 있던 신사에 태극무늬와 대한독립만세 등의 문구를 벽에 쓰다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다. 독립운동을 한 탓에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고 지사가 사망하자 가족들은 타지로 떠나야 했다. 세 자녀 중 두 아들은 일찍 세상을 떠나고 유일하게 남은 딸도 여기저기를 떠돌다 부산에 정착했다. 국가보훈부는 고 남상홍 지사가 독립운동가로 확정되자 딸의 주소지인 부산에서 전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딸인 남점지 씨가 전라남도가 직접 서훈을 발굴했다는 소식을 듣고, 아버지 고향에서 전수받기를 원해 80여 년 만에 우리 도를 찾은 것이다.

남점지 씨는 가족을 대신해 전남도가 직접 나서 서훈을 발굴하고 아버지 명예를 드 높여 준 것에 거듭 감사를 표했다.

전라남도는 3년 전부터 광역단위 지자체에서는 처음으로 독립운동가 발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라남도는 3.1운동, 구한말 의병, 학생독립운동, 농민 노동운동을 주도한 독립운동의 성지다. 전국 의병 전쟁의 60%를 차지할 만큼 독립운동에 공을 세우신 분들이 많으나 독립운동가로 서훈을 받은 이는 많지 않다. 전국 서훈자 총 17,748명 중 전남은 1,281명으로 전국 대비 약 7%에 불과하다.

독립운동가 발굴은 일반적으로 후손들의 개별 신청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구한말 의병 등 독립운동의 경우는 너무 오래되어 후손이 없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자료가 흩어져 있고 정리되지 않아 개인이 독립운동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가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라남도가 나선 것이다.

독립운동가 발굴은 크게 2단계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먼저 1단계는 2021년 8월부터 10개월간 3.1운동에 참여한 독립유공자를 집중 발굴하였다. 작년 7월, 총 128명의 독립유공 미서훈자를 찾아냈고, 그중 80명에 대해 서훈을 신청했다. 서훈을 신청한 80명은 국가보훈부에서 서훈을 심사 중에 있으며 지금까지 18명의 서훈이 확정되었다. 지난해 8.15 광복절에 6명, 올해 3.1절 기념식에 10명, 올해 광복절에 2명이 서훈을 전수받은 것이다. 도는 1단계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2단계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2단계 사업은‘1895년 을미의병부터 1945년 광복된 날’까지 범위를 넓혀 전방위적으로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694명의 독립운동 미서훈자를 발굴하였다. 국외에서 독립운동에 참여한 152명을 포함하여 의병 계열 335명, 3.1운동 계열 178명, 학생운동 계열 495명, 농민 노동운동 계열 534명 등이다. 특히, 2단계 사업을 통해 목포 학생운동, 무안 3.1운동, 보성의병 등 전남에서 활발하게 전개된 독립운동의 구체적 양상을 알 수 있는 다양한 기록을 찾아내어 전남이 명실상부한 독립운동의 중심지임이 확인했다. 도는 앞으로도 추가 미서훈자 발굴과 함께 발굴한 대상자가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을 수 있도록 자료 입증에 온 힘을 집중할 계획이다.

독립유공자 발굴사업이 올해 마무리되면 그동안 발굴한 독립운동 자료를 모아 자랑스러운 역사가 담긴‘전남 독립 운동사’를 편찬할 예정이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기억하고 보답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당연한 책무이다. 더 많은 우리 도 출신 독립운동가 발굴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시군 행정기관에서는 지역에 남아있는 독립운동 관련 문서나 기록을 확인하고, 후손들은 족보나 일기 등을 통해 선대 조상들의 독립운동 기록을 꼼꼼히 살펴 독립운동 입증에 힘을 보태야 한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들을 찾아 그들의 공적을 역사에 남기는 것은 후손들의 당연한 몫이다. 마지막 한 분까지 반드시 찾아내 명예를 선양해 드리고 합당한 예우를 해 드리는 것이‘의향전남’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