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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진 가을 태풍, 적극적인 대비가 필수
유희동 기상청장
예상하기 힘든 변칙 태풍
행동요령 항시 숙지해야

2023. 08.31. 17:36:05

올해의 날씨를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아마 ‘극단’일 것이다. 지난해부터 길게 이어진 가뭄이 이제 겨우 끝나나 싶더니, 6월 말부터는 한반도 전역에 폭우가 쏟아져 막대한 인명, 재산 피해가 초래됐다. 이쯤 되니 중도를 모르는 하늘이 원망스러울 정도다.

문제는 아직 폭우가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통상 우리나라에서 연간 강수량의 절반은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 사이에 집중됐으나, 21세기 이후 이 패턴이 어긋나고 있다. ‘1년 중 가장 많은 비가 내리는 때’라는 장마철의 정의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언제 그랬냐는 듯 비가 갠 하늘을 보아도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최대 일일 강수량이 기록된 날은 태풍으로 인해 폭우가 내린 날로, 2002년 태풍 ‘루사’가 8월 31일 하루 동안 강릉지역에 870.5㎜의 비를 뿌렸다. 전남 고흥에 상륙해 18시간 후 강릉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하기까지 ‘루사’로 인해 전국적으로 6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사망·실종자 246명과 5조 원이 넘는 재산 피해가 남겨졌다. 이처럼 태풍으로 인한 피해는 자연재해 중에서도 그 심각성이 특히 두드러진다. 2019년 9월 화재보험협회가 1991년부터 2017년까지의 국내 자연재해를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태풍으로 인한 피해액은 약 31.7조 원으로 전체 자연재해 피해액의 50%를 넘는다.

기후위기는 장마와 마찬가지로 태풍에서도 변칙을 일상화하고 있다. 과거 태풍은 주로 7월과 9월 사이에 발생했으나, 최근 들어 9~10월에 발생하는 이른바 ‘가을 태풍’이 늘고 있다. 태풍 발생 건수에서 가을 태풍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2년 이전까지는 약 20%였다가 이후 31.6%로 증가했으며, 그 세기도 점차 강해지는 추세다. 2010~2020년대 가을 태풍의 강풍 영역을 조사해보면, 평균 17㎧ 수준이던 과거에 비해 25㎧로 풍속이 한층 빨라졌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변칙적이고 강력해진 태풍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위험의 예측은 항상 보수적으로 해야 하며, 안전 의식에 대한 강조는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 늘 기상예보에 관심을 두고, 상시적인 예보 파악을 통해 대비,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태풍 예보가 있으면 산간, 하천 등을 피하는 것은 물론이고, 저지대나 상습 침수 지역에 있다면 곧장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막상 재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는 당황할 수 있으므로,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국민행동요령’을 숙지해두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기상청은 태풍 피해 예방과 대처를 위해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측 정보의 전달력 강화를 위해 2020년 태풍의 등급 체계 및 크기 표현법을 보완했고, 올해는 극한 호우 시 긴급재난문자 직접 발송을 수도권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했으며, 태풍 예보 간격을 6시간에서 3시간으로 단축했다. 또한, 강풍에 대한 정보도 태풍 중심으로부터의 거리를 기준으로 하던 종전의 방식에서 바람의 비균질성, 지형 등을 고려해 발생 가능성이 큰 지역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이와 같은 노력이 강력하고 변칙적인 태풍으로부터 피해를 줄이는 데에 이바지하기를 바라며, 기상청은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권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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