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시도하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많은 시민이 참여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제20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 총감독을 맡았던 김태욱 감독(48)은 “시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들으면서 축제를 진행한 보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20돌을 맞은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는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열렸고 방문객 80만명을 기록하며 광주 대표 축제로서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축제를 기획하고 진두지휘한 김 감독은 지난 행사를 돌아보며 “금남로와 충장로 5·18민주광장 등 동구를 아우르는 걸 넘어 광주의 정체성이 들어간 축제라고 생각돼 감독을 맡게 됐다”며 “지역 축제로서 시민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 구성에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완성된 걸 즐기는 건 축제가 아니라 이벤트다. 재료를 가져다 놓고 같이 만들면서 맛보고 서로 웃으면서 익혀가는 것이 진정한 축제라고 생각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퍼레이드에 사용된 조형물을 주민들이 직접 제작할 수 있도록 했고 독거노인들이 요리를 배워 직접 만든 도시락을 판매하기도 했다. 충장로4가에서 진행된 결혼식에 사용된 한복은 지역 상인들의 협찬을 받았다.

조심스러운 시도였지만 호평을 받았던 마스끌레타와 5·18의 연결에 대해서는 시민들의 반응을 걱정하기도 했었다.

김 감독은 “이번 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는 불을 테마로 하는 스페인 축제 마스끌레타와 5·18을 연결시키는 것이었다”면서 “결과적으로 큰 호응을 얻었지만 처음에는 마스끌레타를 5·18민주화운동에 적용하는 게 조심스러웠다. 모든 것을 불태우고 지우는 의미와 광주에 대한 상징성으로 ‘불’이라는 요소를 선택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불과 관련된 축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스페인으로 가 마스끌레타를 지켜보는데 당시 폭죽 소리가 정말 총소리처럼 들렸다”며 “마스끌레타에서 수십만의 사람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보며 조심스럽게 이걸 광주에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대한민국에서 한다면 광주에서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의 즐거워하는 반응은 김 감독에게 큰 보람이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같이해서 즐거웠어요’, 또 ‘충장로 4, 5가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린 건 처음 봤어요’ 라는 말을 들었을 때 보람을 느꼈다”며 “동구민들, 축제에 참여한 광주시민들 모두에게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충장축제의 기본테마였던 7080 복고풍 특색이 사라져 아쉽다는 일부 평가에 대해서는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으로 꼽았다.

김 감독은 “지금 대한민국 축제는 대부분 복고풍 컨셉인데 익숙함과 그 시절에 대한 향수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축제에서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 펼쳐지니 그런 의견도 나오는 것 같다. 보완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축제에 일부분 복고풍도 있었는데 잘 두드러지지 않았던 것 같아 아쉽다”며 “홍보가 부족했다. 앞으로 운영상의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