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역대급 불수능’이라 불린 작년 수능보다 쉽고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는 약간 어려운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올해는 의대 증원을 노린 N수생 증가로 변별력 확보가 관건이었으나,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되면서 대학 입시 지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BS에 따르면 수능 1교시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쉬운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에 이어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이 배제돼 출제됐고,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안배해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국어영역은 공통과목인 독서와 문학, 선택과목인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로 출제됐다.

EBS 연계율은 전년도와 같은 50% 이상이며, 문학 영역에서 학생들의 실질적인 연계 체감도가 높았을 것으로 예측됐다.

국어영역에서 독서는 4개 지문 중 3개, 문학은 7개 작품 중 3개가 EBS 수능 연계교재에서 출제됐다.

변별력이 높은 문항으로는 독서의 경우 ‘서양 과학 및 기술 수용에 관한 다양한 관점’을 다룬 지문을 바탕으로 두 학자의 견해를 비교·대조하는 7번 문항과 ‘기계 학습과 확산 모델’을 다룬 지문을 실제 사례에 적용하는 13번 문항이 꼽혔다.

문학에서는 이광호의 ‘이젠 되도록 편지 안 드리겠습니다’를 이해할 수 있는지를 묻는 27번이 EBS 수능 연계교재에 수록되지 않은 생소한 작품이라 수험생에게는 다소 부담이 됐을 것으로 예상했다.

화법과 작문에선 초고를 보완하기 위한 자료 활용계획을 묻는 45번, 언어와 매체에서는 간접 인용에 대한 이해를 묻는 39번의 변별력이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EBS 국어 대표강사인 천안중앙고 한병훈 교사는 “국어영역은 학교 교육을 통해 학습한 독해력과 사고력을 측정하려는 출제 방향에 따라 9월 모평의 출제 경향을 유지했다”며 “공교육을 통해 학습한 기본적인 독해 능력만으로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시험이었다”고 말했다.

2교시 수학 영역은 ‘공정수능’ 출제 기조 이후 처음 출제된 작년 수능보다는 쉬운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이 고루 출제됐고, 수학의 개념 원리 법칙을 종합적으로 적용하는 문항이 다수 출제됐다.

특히 종합적 사고력이 필요한 일부 문항들은 다소 까다롭게 느끼는 수험생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작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봤다.

지나친 계산을 요구한다거나 불필요한 개념으로 실수를 유발할 수 있는 킬러문항은 배제됐다는 것이다.

EBS 연계율은 50%로, 총 30개 문항 중 15개가 연계됐다.

공통과목인 수학Ⅰ과 수학Ⅱ에서는 11문항이,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에서는 각각 4문항이 연계돼 출제됐다.

과목별로는 공통과목 22번(수학Ⅰ)과 21번(수학Ⅱ), 확률과 통계 29번, 미적분 30번, 기하 30번 문항이 변별력이 비교적 높다고 평가됐다.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수학 영역은 작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으나 상위권 변별력이 확보된 시험이었다”고 총평했다.

영어는 지난해 수능보다는 쉽고, 올해 9월 모평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문 자체의 난도가 크게 높지 않아 작년 수능보다 쉽게 느꼈을 수 있지만, 9월 모평보다는 시간 안배가 필요한 문제가 여럿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영어영역은 듣기 17문항, 읽기 28문항으로 구성됐고,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해 출제됐다.

변별력이 있는 문항으로는 인간이 관심 분야를 자유롭게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 기반 체계에 의해 관심을 유도 받는다는 과정을 설명한 지문을 읽고 빈칸을 추론하는 33번이 꼽혔다.

EBS 연계율은 45개 문항 중 25개로, 55.6%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