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자 시인이 2022년 출간한 수필 ‘모닝 할머니’가 앞서 보낸 남편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의 감정을 눌러 쓴 책이라면 신간 시집 ‘모닝 할머니의 봄날’은 앞으로의 희망찬 인생을 담았다.
표제어에서의 ‘모닝’은 김 시인의 자가용 ‘모닝’에서 따왔다. 도서관 이야기 할머니로 일을 할 때도 아픈 남편과 함께 병원을 동행 할 때도 ‘모닝’이 함께 했다. ‘모닝’은 김 시인의 인생의 일부분으로 ‘모닝 할머니’는 그녀를 상징하는 명칭이 됐다.
시집은 총 6부, 83편의 시필로 구성됐다.
김 시인은 어렵고 험난했던 인생의 굴곡들이 지나고 보니 ‘봄날’이었다고 말한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고 하잖아요. 꿈 많던 문학소녀는 5남매를 키우고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봄날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굽이굽이 구부러진 길을 걸으며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보고 발견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어요. 수많은 겨울을 지나고 보니 그것 또한 좋았던 시절이더라고요. 이제 작가로서 꿈을 펼칠 따뜻한 봄을 맞이하려 합니다.”
박정애 시인의 ‘거꾸로 사는 여자 3’ 는 ‘거꾸로 사는 여자 1’, ‘내 인생의 공책’에 이은 세 번째 시집이다.
박 시인은 80이 넘은 인생을 회고하는 과정에서 나온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기도 했지만, 사랑하는 지인에 대한 애틋한 감정도 묻어난다고 설명했다. 책은 총 7부로 구성됐다.
“‘5부 그냥 손을 잡아주며’는 아끼는 동생을 응원하는 시에요. 동생이 남편을 잃고 힘들어했어요. ‘세월이 약이야’라고 다독이면서 문득, 아무 말 없이 손을 잡아주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3부 ‘아침 햇살보다 찬란한 노을’은 제 꿈을 담았어요. 새로운 출발과 새로운 꿈을 썼고, 6부 ‘아버지의 삼계탕’은 아버지의 그리움이 담겼어요. 남편의 말을 빌리자면, 이제 정리하는 시기에 무슨 글을 쓰느냐고 하더라고요. 당신은 인생을 거꾸로 산다고요. 그래서 ‘거꾸로 사는 여자 ’란 책의 표제로 쓰기도 했습니다. (웃음)”
박순임 시인의 시집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은 더 아름답다’ 는 시집 ‘지워지는 발자국은 아름답다’ 에 이은 두 번째 시집이다. ‘발자국’은 박 시인의 인생이다.
“몇 해 전 제가 뇌졸중으로 쓰러졌었어요. 집에 있으면서 우울증도 오고 힘들었었죠. 아프기 전엔 광주 충장로에서 맞춤정장 전문점을 운영했는데 건강이 나빠지면서 가게 문을 닫게 됐거든요. 동생의 권유로 글을 쓰면서 건강도 회복했어요. 이전 시집에서의 ‘발자국’은 병마와 싸우며 지워진 저의 인생을 상징하는 것이라면 이번 시집에서의 ‘발자국’은 다시 걸어보자는 의미의 희망찬 메시지를 담았어요. 인생의 마지막을 앞두고 있는 분들에게도 그냥 살다 갈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해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80을 넘긴 할머니들의 시집의 공통점은 희망찬 인생이다. 각각의 인생 사연 속에 모인 할머니들은 글을 통해 인생의 마무리가 아닌 희망찬 새 인생을 담았다.
문예창작반 강사 박형동씨는 할머니들에게 글쓰기는 인생을 살아가는 ‘활력’과 같다고 정의했다.
“장성 출신으로서 ‘문불여장성’의 맥을 잇기 위해 글쓰기 교실을 열었어요. 한평생 살며 못 먹고 제대로 된 의견을 내지도 못했던 노인들이 글로서 마음속 이야기를 풀어내니 치유가 되더라고요. 치매나 우울증 등 건강의 이상 신호가 있었던 분들도 글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해요. 앞으로도 후학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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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애‘거꾸로사는여자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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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애자 ‘모닝 할머니의 봄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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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애자 ‘모닝 할머니의 봄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