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소상공인들이 배달의민족(배민) 중개 수수료율 인상에 반발해 실시한 ‘탈퇴 서명 운동’에 지역민의 더 큰 관심이 요구된다. 서명 목표 인원만 채웠을 뿐 소상공인 및 소비자들의 내실 있는 관심은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광주에서 쏜 신호탄이 전국 소상공인들을 결집하고 대기업 플랫폼에 맞설 수 있게 더 적극적인 공공배달앱 이용과 유인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22일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일자리 재단)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못살겠다 갈아타자 배달의 민족 독립 1,000인 디지털 서명 운동’에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950여 명이 서명 완료했다. 23일에는 목표 인원 1,000명 모집이 완료될 예정으로 서명이 시작된지 9일 만이다.

앞서, 이번 운동의 배경은 배달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한 배달의민족이 최근 수수료율을 높였기 때문이다. 현재 배민의 수수료율은 이전보다 3％p 높은 9.8%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 광주시지회, 한국여성소비자연합회 광주지회, 라이더유니온 광주지회 등 소상공인과 소비자단체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어 배달의민족 탈퇴를 선언하고 ‘배민’ 대신 공공배달앱 위메프오와 땡겨요를 이용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독립 운동에는 공공플랫폼 ‘위메프오’와 ‘땡겨요’ 가맹점 수를 늘리려는 의도도 있는데 두 플랫폼 합계 점유율을 30%대 까지 끌어올려 대형 플랫폼 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독점을 깨려는 목적이다.

다만 이번 서명 운동은 많은 이들의 눈길은 끌었지만 큰 참여를 이끌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주관 기관들은 당초 완료 목표였던 30일보다는 일주일 빠르게 모집이 이뤄졌다고 했지만 큰 시간과 힘이 들지 않는 서명에 하루 100명 꼴 참여밖에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게다가 서명에 참여한건 소상공인 뿐만 아니라 소비자도 포함됐다. 자세한 비율도 공개되지 않았고 실제 소상공인들이 아직 점유율 1위인 배민을 탈퇴했는지도 확인할 수 없다.

광주에서 시작된 배민 독립선언은 이후 전남, 울산, 대구 등으로 이어졌고 조만간 서울과 부산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배민의 정책 변화를 끌어낼 만큼 큰 파도가 될지, 잠깐 지나가고 말 것인지 주목되는 상황, 광주는 배민 점유율이 50.54%(6월 기준)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용률이 낮고 독립 운동의 신호탄을 쐈음에도 배민 측에서 대응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현재 17.4% 수준인 공공배달앱 두 곳의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려면 소비자의 관심을 더 이끌 만한 유인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윤상현 부장은 “생존과 직결된 영세 소상공인들은 앉아서 배민의 수수료 폭리에 당하거나 가격을 올려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등 어려운 선택을 해야한다”며 “결국 소비자들의 공공배달앱 선택이 늘어야 소상공인도 옮겨갈 수 있다. 소비자·점주 모두 공공배달앱 이용을 독려하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