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루정원에서 바라본 포르투 전경

동루이스다리를 배경으로 즐기는 한끼 식사

리스본과 코임브라에 이어 포르투에 당도했다. 포르투갈 북부 항구도시 포르투는 고풍스러운 중세 건축물과 전통적인 건축양식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현대적인 건축양식과 문화를 받아들이며 과거와 현대가 조화를 이룬다. 포르투는 전통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실용적인 삶의 태도를 보이는 특징을 갖는 도시다.



●실용적인 삶을 추구…도시 전체가 예술인 포르투

그들의 삶의 방식은 파두에도 영향을 미쳤다. 리스본이 전통에 충실한 파두를 선보인다면 포르투는 리스본에 비해 직설적이고 덜 꾸며진 듯 하다. 그래서인지 파디스타의 감정이 오롯이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다. 포르투 파두하우스는 해설이 가미된 파두공연이 많다. 리스본의 파두 인 시아두(Fado in Chiado)와 같은 분위기에서 와인한잔 마시며 파두공연을 즐길 수 있는데 특별히 파두 나 바이샤(Fado na Baixa)는 리스본 파두와 코임브라 파두를 동시에 들을 수 있어 포르투에서 파두공연을 본다면 이곳을 추천해 주고 싶다.

포르투는 파두외 얘기할 게 많다. 도시전체가 건축 박물관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중세 고딕양식과 바로크 양식, 로코코 양식의 조화를 이루는 성당과 교회를 비롯해 시청이나 은행 건물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걷다가 발길을 멈췄던 곳이 많다. 포르투에 있는 상벤투역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으로 손꼽힌다. 노란색 천정과 아줄레주로 장식된 벽이 아름다운 상벤투역. 진짜 기차가 다닐까 싶었는데 정말 운영되고 있는 역이라고 하니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어린왕자와 해리포터 덕분에 유명해진 렐루서점은 명성에 걸맞게 그 입구에서부터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안으로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에 한번 놀라고 아름다운 내부에 또 한번 놀랐다. 안나 모우라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어 더욱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동루이스다리를 배경으로 즐기는 한끼 식사

포르투 파두하우스

기마랑이스성

동루이스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

●한국인 관광객들 몰리는 모루정원…프란세지냐 맛 최고

포르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장소가 있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기도 한 모루정원이다. 도우루강이 흐르는 동루이스 다리를 건너면 만날 수 있는 모루정원은 관광객의 성지라 할만하다. 당연히 한국인 관광객도 많아 여기저기에서 나오는 익숙한 언어를 들을 수 있다. 그 언어가 들려올 땐 제법 반갑기도 하다.

포르투에 가면 꼭 한번 먹어봐야 할 음식도 있다. 첫째는 프란세지냐다. 고기와 소세지, 치즈를 빵으로 감싸 그 위에 계란을 올리고 소스를 뿌려 만든 토스트 정도가 되겠다. 평소엔 햄버거도 잘 안 먹지만 포르투에 가면 꼭 먹어보고 싶은 메뉴 중 하나였다. 높은 열량에도 그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 도전해봤다. 양이 많고 짜긴 하지만 야외테이블에 앉아 포르투 하늘을 보면서 그린와인과 함께 먹은 프란세지냐는 포르투 여행의 화룡점정이 아닐까 싶다.

포르투갈 대표 음식 중 하나인 해물밥을 포르투의 명소인 동루이스 다리를 바라보며 먹었던 포르투의 마지막 식사는 예술적 감성까지 자극했던 아름다운 한끼였다. 수퍼복 맥주 효과였을까. 식사 후 모루정원에서 가사를 두 개씩이나 썼다. 살짝 독자들에게만 귀띔해준다.

개인적인 취향과 음식에 대한 호불호를 감안하더라도 포르투를 찾는다면 야외테이블에서 프란세지냐와 도우루강변에서 해물밥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요람의 도시 기마랑이스…성벽에 쓰인 ‘이곳에서 포르투갈이 태어났다’ 문구에 뭉클

기마랑이스는 포르투 근교인 브라가 현에 위치한 소도시다. 포르투갈 건국에 중요한 역할을 한 곳으로 요람의 도시라는 별칭이 있다. 기마랑이스에 도착해 제일 먼저 찾은 곳은 기마랑이스성이다. 무어인과 노르만족 침입으로부터 수도원과 도시를 보호하기 위해 지어진 기마랑이스성은 입구에서부터 위엄과 결기를 고스란히 느껴진다. ‘aqui nasceu portugal’이라 쓰여진 성벽 앞에 다다른 순간 알 수 없는 감정이 일었다. “이곳에서 포르투갈이 태어났다” 쯤으로 해석된다. 이 문장에 담긴 의미를 다 알 순 없지만 그때의 감정은 우리나라 독도에 가서 그곳에서 펄럭이는 태극기를 마주했 때의 감정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도시 전체가 예술 그 자체인 포르투의 멋과 맛을 소개해주고 싶은 필자의 짧은 여행 에세이 쯤으로 해두자.

물론 필자가 보고 느낀 포르투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이기도 하지만. 과거와 현대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 강인하면서도 겸손하고 소박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 정서가 투영된 파두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포르투에 꼭 한번 가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