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대 위업을 이뤄낸 한강에 대한 열풍과 함께 광주·전남은 물론 한 작가의 모교 등지에서도 작가의 성취를 기리는 축하·기념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결코 이뤄낼 수 없을 것 같았던 대한민국에서, 그것도 우리지역 출신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데 따른 당연한 현상일 터이다. 그렇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그동안 침체 일로를 걸어왔던 한국과 지역의 문학계 및 출판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한강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의 고향인 장흥군이 '한승원·한강 부녀 작가 기념관' 건립을 추진키로 했다. 이는 장흥군이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부녀 작가의 기념관을 건립, 문림 장흥을 드높이겠다는 의지로 평가한다. 장흥은 역대로 수많은 문장가와 작가를 배출한 지역이기에 수긍이 간다. 전남도 역시 전남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상에 이어 문학상의 노벨상을 배출한 지역이라는 점을 기리기 위해 사업을 계획중이다. 전남도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기념해 매년 '문학박람회'를 계획중이다.

한 작가가 나고 자란 광주시에서의 기념·축하 행사도 못지 않다. 광주시는'시민과 함께 한강 읽기'를 추진해 그의 작품 세계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개관한 광주 문학관을 활용, 노벨상 수상을 기념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한 작가는 지난 2014년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를 펴내 광주의 아픔을 알리는데 큰 공이 있는 터라 더욱 의미가 있다. 한 작가의 모교인 연세대도 명예박사 학위 수여나 문학관을 건립, 관련 창작이나 번역에 특화된 대학원 교육 과정을 개설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념·축하 행사도 필요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한강 작가의 문학 정신의 지평을 더욱 넓히고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문학계의 터를 다지는 작업이 요구된다. 그동안 문학 세계가 어려움을 겪어 왔던 터라 더욱 그렇다. 따라서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우리의 문학이 세계적 반열에 서서 더욱 높이 빛날 수 있도록 지원 시스템 구축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