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96)가 윤석열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인 ‘제3자 변제’를 수용했다.

23일 외교부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에 따르면 양 할머니는 이날 대법원의 강제동원 확정 판결에 따른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수령했다.

1944년 일제에 강제징용 돼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에서 중노동을 했던 양 할머니는 1992년부터 한일 양국을 오가며 강제징용 피해를 증언해 왔다.

양 할머니는 “잘못한 사람 따로 있고 사죄하는 사람 따로 있느냐. 그런 돈은 받을 수 없다”며 정부의 제3자 변제안에 대해 반대해 왔다

지난해 3월 정부가 발표한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은 2018년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일본 피고기업들(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에 승소한 원고(피해자) 총 15명에게 재단에서 민간 기업 등의 기부금으로 마련한 배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양 할머니의 제3자 변제안 수용으로, 15명 중 12명의 피해자, 유족이 정부의 해법에 따라 판결금을 수령하게 됐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양 할머니가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가족 측으로부터 그 사실을 확인했다”며 “양 할머니는 지난해 11월부터 광주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해 투병 중다. 치매로 인지가 어렵고 표현에 어려움을 겪어 온 상황에서, 본인 의지에서 비롯된 것인지, 어떤 경위에 의해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 언론 보도에서 ‘양 할머니는 지난 5월 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직접 찾아가 2022년 인권위가 추진했던 모란훈장(대한민국 인권상) 서훈이 취소된 점에 사죄하는 등 정부의 진심 어린 설득 끝에 제3자 변제안을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한 것은 사실과 다르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송 위원장은 지난 5월 요양병원에 장기간 투병 중이신 양 할머니를 찾아 인권상 서훈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점을 사과한 것이지,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설득하는 자리가 전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