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또다시 경찰의 감시 소홀로 인해 현행범이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찰의 허술한 피의자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31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15분께 도박 혐의로 체포된 베트남 국적의 불법체류자 A씨가 경찰서로 압송되던 중 도주했다.

A씨는 전날 오후 11시 50분께 광주 광산구 송정동 한 주택에서 베트남 국적 남녀 외국인 10명과 함께 도박을 하다 출동한 경찰에 현행법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A씨와 함께 체포된 10명의 외국인을 순찰차에 태워 광산경찰서로 압송했다.

수갑을 차고 있던 A씨는 광산경찰서 도착 직후 경찰관이 하차시키기 위해 팔짱을 끼려는 순간, 경찰관을 밀치고 수갑을 찬 채 담장을 넘어 달아났다.

경찰은 A씨의 도주 경로를 파악하고 주변인 탐문 등을 통해 추적에 나서고 있지만, CCTV를 피해 사각지대로 도주한 A씨를 아직 검거하지 못했다.

경찰수사규칙 제56조에 따르면 체포·구속한 피의자를 호송할 때는 도망·자살·신변안전·증거인멸 등에 주의해야 한다.

광산경찰서는 지난해 11월 11월에도 도박 혐의로 체포된 베트남 국적 외국인 10명이 월곡지구대 회의실 창문을 통해 도주하는 사건을 겪었다.

당시 10명의 베트남인은 지구대 회의실에서 조사를 기다리다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20㎝ 남짓 벌어지는 창문으로 빠져나갔고, 하루 만에 모두 검거했다.

지난해 11월 18일에는 절도 혐의로 체포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외국인 유학생 B씨가 지구대에서 동부경찰서로 압송되던 중 경찰을 치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도주 3시간 20분 만에 지역의 한 대학 기숙사에서 검거됐지만, 경찰은 연행하는 과정에서 수갑을 채우지 않아 도주의 빌미를 제공했다.

지난 16일에는 나주경찰서에서 폭행 사건 피의자로 붙잡혀온 불법체류 태국인 1명이 호송 차량에서 내리던 중 경찰관을 밀치고 도망쳐 약 10시간 만에 붙잡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