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5월, 1980년 5월 각각의 두 도시는 엄청난 힘과 시민 연대로 불의의 폭력에 저항해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역사와 예술 의식을 가진 인도네시아 작가들은 광주를 더욱 친밀하게 알아갔으며, 이를 계기로 각자 작품세계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대미술 주요 작가 4명의 전시가 광주에서 열리고 있다.
‘검은빛 깊은눈’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네 작가들이 광주에서 보낸 시간 동안 광주를 바라본 여정을 담고 있다.
전시 주제 중 하나인‘검은빛’은 ‘숯이나 먹의 빛깔과 같이 어둡고 짙은 빛’으로 작가들의 작품를 함축하는 상징성을 담고 있다.
‘깊은눈’은 작가들이 광주에서의 시간 동안 깊은 시선으로 광주를 이해하고 공감해 갔던 여정을 상징한다.
참여작가는 아리프 부디만, 마리얀토, 랑가 푸르비아와 협력기관은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의 루앙매스56의 공동대표이자 작가인 위모 암발라 바양 등이다.
이들은 미로레지던시 기간인 지난 10월8일부터11월5일 약 한 달여 동안 광주에 머무르며 광주의 역사를 탐색하고 광주의 많은 작가들과 함께 예술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보냈다.
광주의 민주화운동 역사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5·18 기록관,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5·18 순례길, (구)국군병원, 5·18기념공원, 5·18구묘역, 신묘역, 구도청, 광주기독병원, 전남대학교 등을 방문했다.
광주의 예술현장인 광주비엔날레, 양림동,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시립미술관, 광주민속박물관, 예술공간 집, 오버랩, 뽕뽕브릿지, 발산마을, 미로센터, 예술의 거리 등도 방문해 지역 작가들과 소통했다.
지난달 24일에는 미로센터 2층 책방에서 ‘인도네시아의 현대미술과 아티스트 & 광주’행사에서 자신들의 작품세계와 인도네시아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전시에서 마리얀토는 광주의 곳곳을 스케치한 드로잉과 기존 작품들을 함께 선보이며, 랑가 푸르바야는 인도네시아의 역사를 모티브로 재구성한 영상작품과 광주에 머무르며 촬영한 스냅사진들을 보여준다. 아리프 부디만은 5월의 광주와 자카르타 시민들의 기억의 조각들을 엮어 재구성한 짧은 영상을 선보인다. 위모 암발라 바양은 인도네시아의 사회·정치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담은 사진 5점을 출품했다.
전시 기획은 예술공간 집과 콜렉티브 오피스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은하 콜렉티프 오피스 대표는 “현대미술의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와 광주의 미술이 지속적 교류를 통해 광주의 현대미술이 더욱 확장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희영 예술공간 집 대표는 “광주에서 머무른 기간은 짧지만 깊은 작가들의 눈으로 바라본 광주는 깊은 사유의 의미가 담겨 있다”며 “인도네시아 현대 미술의 하나의 흐름을 간략하게나마 가늠할 수 있는 자리다”고 밝혔다.
전시는 예술공간 집에서 오는 24일까지 오전 10시~오후6시까지 진행된다.
자세한 문의는 예술공간 집(062-233-3342).
길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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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모 암발라 바양 작. ‘Belief and Seeing are Both Often Wrong’ 예술공간 집 제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