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 전 간첩으로 내몰려 반공법 위반 유죄 판결을 받은 납북어선 동림호 사망 선원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형사4부(양영희 수석판사)는 2020년 사망한 납북어선 동림호 선원 A씨(1944년 출생)에 대한 재심 선고공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1971년 군산항에서 출항해 서해에서 어로 작업을 하다 납북됐다 돌아온 동림호 선원이었다.

그는 동림호 선장, 다른 선원들과 함께 북한에서 되돌아왔지만 반공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자격정지 3년)을 1974년 확정 판결받았다.

동림호에 탑승한 신평옥(85) 선장과 선원 5명(1명 생존·4명 사망)은 지난해 광주고법에서 재심 재판을 받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사망 선원인 A씨는 해당 재판의 재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검찰은 지난해 11월 A씨에 대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고, 무죄를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1972년 귀환해 구속영장이 발부 없이 불법 구금됐다”고 인정했고, 재판부는 불법 체포·감금 상태 조사를 통해 얻은 수사기관 진술은 증거 능력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불법 증거를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반공법과 수산업법 위반의 공소사실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납북어부 관련 전남에서는 동림호와 탁성호 납북어부 등이 모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