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주체인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화재 발생 다음날인 5일 공사를 전격 중단하고 외부업체를 통한 안전 진단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전진단 기간은 한달여 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41분께 옛 전남도청 경찰국 본관 3층에서 건물 천장의 철골빔을 산소용접기로 잘라내는 도중 발생한 불티가 현장 단열재 우레탄폼으로 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은 3층 전체를 태운 뒤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신고 30여분만인 오전 9시 12분께 꺼졌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장소는 5·18 당시 시민군 최후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 경찰국 본관 3층 중앙 계단실이다.
옛 전남도청 경찰국 본관은 지난 1956년 이전에 건축된 노후 건물로, 이번 화재로 구조적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추진단 관계자는 “화재 이후 건물의 구조적인 문제는 없어 보인다”면서도 “지어진 지 50년 이상 된 오래된 건물인 만큼 안전 진단을 통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복원 작업 재개까지는 한 달여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오월 유족들과 약속한 원형 보존이라는 최우선 원칙을 지켜 공사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화재가 발생한 곳이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의 실제 모델인 고등학생 시민군 문재학 열사와 안종필 열사가 숨진 채 발견된 곳이어서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와 관련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 5·18 기념재단은 입장문을 내고 “5·18 민주화운동의 마지막 항쟁지이자 오월 정신이 깃든 역사적 성지에서 불이 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옛 전남도청 복원 공사는 단순한 복원 사업이 아니라 5·18 정신을 계승하고 후대에 전하는 상징적인 일이다. 추진단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원형이 손상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와 세심한 주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옛 전남도청 복원 공사는 지난 2023년 시작해 현재까지 전체 공정의 42%가 완료된 상황이다. 오는 10월 1차 준공을 목표로 옛 전남도청 골조 보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옛 전남도청 복원 공사는 광주·전남 시도민의 염원이 담겨 있는 역사성을 가진 사업인 만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추진단에서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며 “그나마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다. 비록 한 달 정도 공사가 지연될 예정이지만 5월의 역사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추후 공사 일정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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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전남도청 경찰국 복원 공사 현장. /광주 동부소방서 제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