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지난해 4년 만에 적자 늪에서 벗어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 국제 연료비 인하에다가 제도개선·성과급 반납 등 고강도 자구 노력의 결실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후 에너지 가격 급등기, 원가 밑으로 전기를 공급하다가 쌓인 200조원대 부채로 재무 위기는 장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최근 2024년 결산 결과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조 3,48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매출액 94조 13억원, 영업비용은 85조 6,524억원으로 각각 전년비 6.6%·7.7%씩 상승했다.

한전 관계자는 “2023년부터 이어온 4차례 요금조정으로 전기판매수익이 증가한 한편 연료가격 안정화 및 자구노력 이행으로 영업비용은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4년만에 흑자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주요 증감요인을 보면 전기판매수익 중 판매량이 0.7% 상승했고 판매단가가 전년비 6.6% 올라 수익이 5조 9,350억원 늘었다.

자회사 연료비는 4조 4,405억원, 민간발전사 구입전력비는 3조 6,444억원 감소했다.

LNG 평균 도입 가격이 18.7% 감소해 전력 도매가격 성격의 계통한계가격(SMP)이 kWh당 2023년 167.1원에서 2024년 128.4원으로 23.2% 내린 효과다.

기타 영업비용은 발전 및 송배전설비 신규 자산 증가 및 이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늘어나는 등 9,762억원 증가했다.

이와함께 약속했던 재정 건전화 계획 및 고강도 자구노력을 노사가 한마음으로 충실하게 이행한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한전은 설비점검기준 개선 등 업무 전반의 효율화를 추진하는 한편 노사협의를 통해 정부경영평가 성과급 및 임금 반납, 희망퇴직, 직원 복지축소를 단행했다.

하지만 작년 영업이익 흑자에도 경영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의 작년 3분기 기준 총부채는 사상 최대인 204조에 달해 2023년 이자만 4조 4,500억원을 지급했다. 작년도 이와 유사한 수준의 이자를 부담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이후 누적 영업적자도 34조 7,000억원에 달해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을 철저하고 속도감 있게 이어갈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요금의 단계적 정상화, 전력구입비 절감 등 다양한 방안을 정부와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며 “환율, 국제 연료가격 변동 등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