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조국혁신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조국혁신당은 창당 이후 첫 자치단체장을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것도 민주당의 텃밭이라 불리는 전남 담양에서 승리한 것으로 그 의미가 각별하다. 반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40여 명의 국회의원이 담양을 찾는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지만, 안방에서 패배하면서 거센 후폭풍을 예고했다.

이번 선거에서 혁신당 정철원 후보는 51.82%를 얻어 48.17%를 획득한 민주당 이재종 후보를 3.65%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투표율도 61.8%를 기록할 만큼 관심이 높았다. 더구나 혁신당은 당의 중심인 조국 전 대표가 부재한 가운데 고군분투하는 형국이었고 민주당은 40여 명의 국회의원이 지원에 나설 만큼 총력전을 펼치면서 마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견되기도 했으나 민심은 골리앗 군단 민주당에 회초리를 들었다. 이는 지난해 영광 곡성군수 재선거에서 이미 경고등이 켜졌음에도 전혀 반성하지 않은 민주당의 오만이 자초한 결과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가 전남의 한 군 단위에서 치러진 선거라고 의미를 축소하거나, 혁신당 후보가 담양 토박이라는 점에서 정치 신인인 민주당 후보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고 스스로 위안하지 말아야 한다. 혹은 민주당 모 국회의원의 말처럼 국민의 힘과의 대결에서 진 게 아니라 조국혁신당과의 대결이었다는 식의 가볍고 얕은 인식으로 본질을 비켜 가려고 해서도 안 된다.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는 호남 민심의 비판은 물론 앞으로 더 큰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

선거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민주당은 담양군수 선거에서 나타난 지역민의 목소리를 귀를 씻고 새겨들어야 한다. 그렇지않고 여전히 호남을 '잡아놓은 물고기' '집토끼' 정도로 여긴다면 머잖은 미래에는 철퇴를 피할 수 없다. 지난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전멸 하다시피한 패배를 반면교사 삼아 호남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민주당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이는 뼈아픈 반성으로부터 시작한다.